[음악이야기]
오승직 / 지휘자, 음악평론가

 

지난 16,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입상자 음악회를 마지막으로 ‘2025 제주국제관악제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주국제관악제는 크게 공연과 콩쿠르로 나누어 진행된다. 올해 공연 부분은 대한민국, 독일, 미국, 대만 등 12개국 894900여 명이 참가하였고 콩쿠르 부분은 경연자 15개국 385, 심사위원 9개국 24, 피아노 반주자 6개국 33명이 참가했다.

공연은 제주문예회관을 거점으로 제주아트센터, 해변 공연장, 서귀포 천지연 야외공연장 등 도내 주요 일원에서 이루어졌다. 많은 도민과 관광객은 이 기간 동안 화려한 금빛 관악의 선율을 만끽했다.

개막연주는 항상 메인 밴드가 선을 뵈어서 그런지 늘 기대가 되는 공연이다. 몇년 전 영국의 코리 밴드가 엄청난 선풍을 일으킨 적이 있어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올해는 독일 연방 군악대 캄보밴드가 개막연주에서 첫선을 뵈었다.

1부는 도립서귀포관악단이 맡았는데 클라리넷 협연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제주에도 저런 뛰어난 클라리넷 연주자가 있었느냐는 말이 들릴 정도로 관객을 압도하는 멋진 연주였다.

2부를 맡은 독일연방군악대 캄보밴드도 만만치 않았다. 다소 지루하다 느껴질 때쯤 BTS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늦게까지 객석을 지킨 관객, 특히 젊은 관객을 흥분시켰다. 함성과 떼창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두 시간이 순간 지나갔다.

제주국제관악제의 또 하나의 백미는 역시 마에스트로 콘서트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펼치는 향연이다, 올해는 미국 UCLA 교수 옌스 린더만 트럼펫 연주자, 연세대학교 교수 이철웅 트롬본 연주자, 세계적인 연주자로 구성된 호른 앙상블과 트롬본 앙상블이 멋진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멋진 공연이 1회에 그친 점, 홍보가 잘 안됐는지 관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마에스트로 콘서트를 위한 별도의 홍보팀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펼쳐진 경축음악회는 그야말로 축제의 한 마당이었다. 야외객석 2500석을 다 채우고도 부족해 많은 관객이 서서 관람할 정도였다. 사회자의 말을 빌리면 어림짐작컨대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라고 한다. 이에 부응하듯 대한민국 해군과 공군, 해병대, 독일, 8군 군악대 등 연합 밴드의 화려한 연주는 관객들의 함성을 불러 일으켰다.

그 외에도 트럼펫 협주, 성악, 사물놀이 연주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관객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켰으며 마지막에 울려 퍼진 200여명이 함께한 대합창 우리 민요 아리랑은 가득 메운 관객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붙었다.

일정상 마지막으로 열리는 콩쿠르 입상자 음악회는 늘 그렇지만 흥미를 유발한다. 필자 역시 이번엔 어떤 젊은 연주자가 입상했는지, 어떤 수준의 연주를 할 지 기대하며 공연장을 찾았다. 올해는 트럼펫, 호른, 트롬본, 금관 5중주 부문으로 경연이 펼쳐졌다. 각 부문 1등 수상자가 도립제주교향악단과 협연을 했는데 다소 긴장된 모습이 보였지만, 차세대 연주자의 자질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그 외에도 U-13 band contest, 청소년 관악의 날 I,,, 동호인 관악인의 날 I,,등은 권위 있는 무대에서의 연주기회 제공, 더 나아가 관악의 저변확대라는 면에서 의미있는 공연이었다.

어떤 행사든 늘 아쉬움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아쉬움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장황한 설명을 듣고싶어 하지 않는다. 임팩트 있는 그 무엇을 원한다.

그것은 몇 년 전 코리밴드의 예를 보면 충분히 설명된다. 그 임팩트로 인해 전체 행사는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다른 특별함을 갖게 해 준다. 관객은 그것을 원한다. 그것이 왜 제주국제관악제를 찾아야 하는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찾아내는 연구와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필자는 어릴 적 트럼펫을 배우면서 가볍고 반짝이는 그 소리를 상상해 왔다. 올해도 행복한 열흘을 보냈다. 내년엔 더 멋진 열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