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역필수·응급의료, 제주가 지킨다
올해 4월 급성기병상병동 준공
중증 응급치료 시설 등 확충
필수의료시설 역량 구축 기대
응급의료헬기 격납고 등 마련
제주도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평가받는 제주 지역 필수·응급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형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응급의료 체계는 제주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 인프라 강화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는 서귀포 지역 유일한 종합병원인 서귀포의료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질환자에 대한 직접 치료가 가능해졌고, 치료 한계를 넘는 경우에는 헬기를 통해 도내외 종합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 중이다.
▲중증 응급치료 병상·시설 확충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4월 서귀포의료원 신관인 ‘급성기병상 병동’을 준공했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서귀포의료원 기능 보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국비·지방비 등 총 585억원이 투입됐다. 2022년 12월 착공 후 약 2년 만에 준공됐다.
제주도와 서귀포의료원 등에 따르면 서귀포의료원은 2019년 지역거점 공공병원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급성기 병상 단계적 확충안에 따라 ‘서귀포의료원 기능 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급성기 병상’은 급성 질환이나 중증 응급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상으로, 이번 확충을 통해 서귀포의료원 병상수는 기존 272개에서 391개로 늘었다.
특히 심근경색·뇌졸중 등 신속한 처치가 필요한 중증질환자를 위한 급성기 병상 47개가 새롭게 마련됐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병동 42병상과 음압격리실 5병상을 포함한 호흡기병동 30병상도 추가됐다.
중환자 치료 인프라도 강화돼 수술실은 기존 4실에서 음압 수술실을 포함해 5실로 확대됐고, 중환자실은 16병상에서 22병상으로 늘었다.
제주도는 응급치료부터 재활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의료진도 단계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골든타임’ 확보 기대
서귀포의료원은 중증 응급환자 발생 시 제주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도외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헬기 이착륙장도 조성 중이다.
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서귀포의료원에서 1차 응급조치를 통해 생명을 안정시킨 뒤, 자체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한라병원·제주대학교병원 등 도내 종합병원이나 제주와 가까운 부산 등 도외 종합병원으로 즉시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응급의료 시스템을 통해 서귀포 지역에서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하더라도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 구급대 도움을 받아 제주시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며, 도내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제주국제공항을 거쳐 헬기로 도외로 이송된다.
그러나 서귀포 지역에서 중증 환자를 치료가 가능한 제주대학교병원 등으로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량을 이용할 경우 최대 1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출퇴근 차량이 몰리는 ‘러시아워’나 겨울철 폭설 등으로 산간 도로 통행이 어려울 때는 환자 이송 시간이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헬기를 이용한 환자 이송은 서귀포 지역 필수·응급의료 체계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23년 12월 1일부터 응급 중증환자 등을 신속하게 수송하기 위해 제주 응급의료 전용 헬기 운항을 시작하는 등 필수·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총사업비 40억원을 투자해 제주국제공항 내 연면적 774.38㎡의 지상 1층 격납고와 2035.18㎡의 계류장을 준공했다.
제주 응급의료 전용 헬기는 추자도, 우도 등 제주지역 부속 섬과 서귀포시 등 응급의료 취약지역에서 중증 외상, 심근경색, 뇌졸중 등 중증 응급환자의 이송을 위해 마련됐다.
제주 응급의료 전용 헬기는 전국에서 8번째로 도입됐다.
그동안 제주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계류장에서 격납 시설 없이 야외에 계류되면서 기상 요인으로 인한 출동 지연과 기각 사례가 발생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제주국제공항 내에 전용 격납고가 마련되면서 제주도서 지역과 응급의료 취약지역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게다가 현재 추진 중인 서귀포의료원 헬기 이착륙장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서귀포 지역 중증 응급환자 이송 체계는 지금보다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괄 2차 종합병원 자리매김
서귀포의료원은 제주대학교병원, 제주한라병원, 중앙병원, 한마음병원, 한국병원 등과 함께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포괄 2차 종합병원’에 선정됐다. ‘포괄 2차 종합병원’은 중등도 환자 진료와 24시간 응급·필수 의료 제공 등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또 △적정 진료 시행 △진료 효과성 강화 △지역 의료 문제 해결 △진료 협력 체계 강화 등 4대 기능 혁신 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3년 동안 예산을 지원해 필수 의료 제공 역량과 진료 품질 향상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서귀포의료원이 도내 종합병원과 함께 포괄 2차 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제주도는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도내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해 환자 부담을 줄이고,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정으로 도민이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제주도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주형 기자
<이 기사는 제주도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