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선 / 북칼럼니스트, 에세이스트
요즘 부쩍 나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제주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사는 것’에 대한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로망이지만, 동시에 ‘과연 생계가 될까?’라는 현실적 걱정도 불러일으킨다. 로망과 현실적 고민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일까?
그런 참에 읽은 제주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로컬 브랜드가 된 일곱 브랜드 여덟 운영자의 이야기가 담겨진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 제주에서 브랜드가 된 사람들’ 인터뷰집을 소개하려 한다.
올리브 가공업을 하는 ‘올리브스탠다드’의 이정석, 숙박 및 카페를 운영하는 ‘오마이코티지’와 ‘오마이살롱’, 밀랍초 아트와 체험을 진행하는 랄라와 룰루,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활용한 ‘주주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전현주, ‘어나더페이지’라는 책방을 운영하는 신의주, 투어 가이드를 전문으로 하는 ‘찰쓰투어’의 양성철, 행사 기획을 담당하는 ‘제이지스타 제주’의 주동희 등 제주도라는 섬에서 기반한 일곱 브랜드 운영자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 인터뷰집은 이들이 어떻게 제주에서 자리를 잡고, 자신만의 일을 찾았으며,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다양한 브랜드와 그 브랜드를 론칭시킨 장본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겪었던 고민, 방황, 도전 그리고 성취의 순간들을 생생하고 현실감있게 전달시켜 주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브랜드와 대표들 중에서도 ‘어나더페이지’라는 책방 브랜드와 이를 운영하는 신의주 대표가 내 눈길을 끌게 했다.
평소 동네책방, 독립책방에 관심있던 나는 얼마전 서귀포 대정읍 모슬포에 위치한 책방 어나더페이지에 다녀온 적이 있다.
미래의 헌책방 대표를 꿈꾸는 나이기에 이때 신의주 대표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많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물어보지 못한 채 책방을 나온 적이 있었다. 때문에 내가 묻고싶던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라는 설레임으로 책을 읽어 내려갔다.
“언니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한번 잘 생각해 보라고 했을 때 막연하기는 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건 일종의 이야기를 나누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려면 어떤 공간을 열어야 할지 생각하던 중에 언니가 책방! 이렇게 해서 책방이라는 공간이 떠올랐어요. 제가 책방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P-115~116 중에서
“책방을 준비하며 자기 검열에 들어갔을 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제주에서 자라면서 가치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환경과 로컬, 그리고 개발 협력 분야에서 경험하며 만난 다양한 세계와의 연결성을 알려 줄 수 있는 다양성.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잡았어요”
P-119~120 중에서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다가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서의 책방을 고향 동네인 모슬포에 열기로 결정했다는 신의주 대표를 책에서 만나보니 두 가지가 분명했다. 첫째, 그는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자신을 중심으로 사업을 쌓아 올린 사람이었다. 둘째, 자기다운 일하는 방식을 믿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특히 요즘처럼 퇴직하면 어떻게 살까, 직장인이 아닌 나는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갈까, 내가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내가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막연한 고민의 대한 작은 해답과 인사이트를 내려주는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