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자 /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최근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 방과후아카데미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 개선 및 인권 감수성 교육을 진행했다.

서귀포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함께 한 교육으로 장애개념과 올바른 인식,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 인권 감수성 향상 등을 주제로 게임역할극토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청소년이 장애를 낯설고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한 결과 한 학생은 함께 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고, 또 다른 학생은 장애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고 적었다.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다름을 차별이 아닌 차이로 받아들이고 존중과 배려를 배웠다.

이처럼 작고 조용한 변화는 서귀포시가 지향하는 정책 방향과 닿아 있다. 올해 초, 서귀포시는 교육부 산하 국립특수교육원이 주관한 ‘2025년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사업공모에 선정되어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고 이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선언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포용적 학습환경을 만들어가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배운다는 말을 더 넓은 시야로 바라봐야 한다. 평생학습은 교실에 앉아 책을 펴는 일만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익히는 것이다. , 학습의 공간은 학교만이 아니라, 청소년 시설과 가정과 마을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서귀포시청소년문화의집은 그러한 확장의 거점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문화체험 제공기관을 넘어, 청소년이 서로의 차이를 경험하고, 다름을 통해 함께 자라는 공간이자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다.

방과후아카데미 비전스쿨에서는 초등학생 40여명이 매일 함께하며 서로 다른 성격과 조건을 지닌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배워간다. 누군가는 빠르고, 누구는 느리며, 표현하는 방식과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르지만, 그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함께라는 가치를 내면화한다.

하지만 이처럼 의미 있는 교육이 교실이나 프로그램 안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아이들이 학교나 시설에서 배운 감수성과 포용의 태도는 가정 안에서 반복되고 확장되어야 한다.

결국 부모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아이의 인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교육을 통해 다름은 차별이 아닌 차이라고 배워 돌아왔는데, 집에서 그 아이는 원래 이상해라는 말을 듣는다면 배움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청소년은 어른의 말보다 삶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어른이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다름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일상에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감수성을 키워간다.

그렇기에 포용은 청소년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이다. 특히 가정에서부터 어른들이 먼저 감수성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존중의 태도를 실천해야만 청소년의 배움은 진짜 힘을 가질 수 있다.

서귀포시가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 평생학습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적 기반 위에 일상의 문화가 더해져야 한다. 청소년 시설의 작은 실천이 학교로, 가정으로, 지역사회 전체로 연결되도록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은 어느 한 기관만의 몫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함께 지켜내야 할 사회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문화의집은 그 약속의 출발점이 되고자 한다. 다름을 함께 살아내는 교실, 불편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 포용을 삶의 언어로 익히는 공간. 이 곳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서귀포시 곳곳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오랜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지 않도록.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간이 서귀포라는 사실이, 언젠가 서귀포시의 자랑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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