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대, 행정시장 임기 때마다 변경…축제 정체성 ‘흔들’
이종우 전 시장 없앤 거리퍼레이드, 오순문 현 시장 ‘부활’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연계 의미 퇴색…“혈세 낭비 우려”
서귀포시 대표 축제인 ‘서귀포칠십리축제’가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연계되면서 15년 만에 개최 장소를 천지연폭포 주차장으로 회귀하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공무원과 주민이 동원되고 정체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재작년에 폐지됐던 ‘거리퍼레이드’는 축제 정체성 강화 등의 명목으로 부활, 행정의 일관성 없는 정책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서귀포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공동 주최하는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올해로 31회를 맞는 ‘서귀포칠십리축제’를 오는 10월17~19일 천지연폭포 주차장 등 원도심 일원에서 함께 개최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첫 날인 오는 10월 17일에는 서커스와 지붕없는 도서관, 엔플라잉 공연 등이 펼쳐진다.
서귀포 17개 마을(읍·면·동)의 삶과 문화(노지문화)를 퍼레이드 형태로 공유하는 ‘마을 참여 거리 퍼레이드’는 둘째 날인 오는 10월 18일 오후 4시 ‘초원사거리(옛 중앙파출소 사거리)-자구리공원-천지연폭포’ 구간에서 펼쳐진다. 마을을 대표하는 만장이 선보일 예정이다.
서귀포시는 해당 구간에서 교통 통제 등을 통해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거리 퍼레이드에 이어 이날 오후 6시 천지연폭포 주차장 일원에서는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제31회 서귀포칠십리축제의 공동 기념식과 인기 가수 자우림의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칠십리 가요제와 각종 연극·공연, 요가 등의 프로그램에 이어 이날 오후 7시 폐막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칠십리 플리마켓과 칠십리 먹거리 장터는 상시 운영으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도 제공한다.
다만, 서귀포 대표 축제의 주무대가 자주 변경되는 문제와 일관성 없는 거리퍼레이드 운영 등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칠십리축제는 제1회(1995년)~제16회(2010년) 천지연광장을 주무대로 진행되다가 고창후 시장 재임시절인 제17회(2011년)부터 주무대를 칠십리시공원으로 변경했다.
이후 현을생 시장 재임시절인 제21회(2015년)는 자구리공원으로, 김태엽 시장 때인 제26회(2020년)는 칠십리야외공연장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이종우 시장은 제28회(2022년)는 자구리공원에서, 제29회(2023년)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 일대로 해마다 변경했고 결국 ‘거리퍼레이드’까지 없앴다.
오순문 현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종우 시장이 변경했던 주무대를 최초 주무대였던 천지연광장으로 옮기면서 사라졌던 ‘거리퍼레이드’를 부활시켰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31회 서귀포칠십리축제의 주무대를 천지연광장으로 옮기면서 “앞으로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설득력에 힘이 실리지 못 하고 있다.
또 행사장 주변과 관련 주차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공영·민영주차장 등 확보와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 방안도 현재까지 협의 중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관람에 의문까지 들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이번 문화의 달 행사와 칠십리축제가 연계 행사를 통해 시너지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칠십리축제가 문화의 달 행사에 속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며 “새로운 축제 모델은 있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고 소중한 혈세가 눈먼 돈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라고 전했다.
한편, 문화의 달 행사는 문체부가 1990년부터 매해 10월 셋째주 토요일 전후에 국내 한 지역을 선정해 그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와 매력을 알리는 국가 지정 문화축제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서귀포시에서 열리게 됐다.
축제와 관련 자세한 사항은 서귀포시 문화예술과(760-2573), 관광진흥과(760-3942), 문화의 달 행사 추진위원회 사무국(760-0904)으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