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대중교통의 현실

주민의 발 묶는 ‘버스문제’, 이대로는 안된다서귀포 대중교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불만및 불신의 골은 좁혀질 수 없을 것인가.최근들어 시내버스에 대한 주민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서귀포시홈페이지의 칠십리신문고란만 보더라도 특정구간의 결행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정도로 한번 지적된 버스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참다못한 지역주민들은 인터넷등의 여론수렴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대중교통의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시민-“버스 좀 보내주세요”입석및 좌석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결행에 따른 불편사항과 운행시간 미준수, 난폭운전을 포함한 서비스 질 저하문제로 요약되고 있다.특히 최근 몇달동안 서귀포시 홈페이지를 뜨겁게 달궜던 탐라대 결행문제는 소수 네티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용자들로부터 분노를 사고 있기 까지하다.‘시민’이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오전 9시15분과 저녁 7시15분에 서귀포와 탐라대에서 각각 출발하는 탐라대 노선버스가 며칠째 운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럴바엔 차라리 노선을 폐쇄하라며 극단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또다른 네티즌들은 스피드경쟁을 즐기는 듯이 과속과 난폭운전을 일삼는 기사들의 운전행태에 심각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이거나 어린아동을 동반한 주부들인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버스안에서 목적지에 제대로 내리는 것 자체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모험이라는 것.버스 회사 나름대로는 불합리는 운행시간표 문제를 들고 나올 수 있겠지만 주민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않는 현실정에서 주민들의 이해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주민들은 시내버스들이 시민과의 절대적 약속사항이랄 수 있는 운행시간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가 하면 특정노선의 경우 차량고장등의 이유로 결행, 시민들의 이해만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기사들은 난폭운전까지 일삼고 있어 시민불편및 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강력한 시정조치를 행정당국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특히 탐라대와 하효구간의 일방적인 버스결행문제가 집중적인 성토대상에 올랐다.■운수업체-대중교통의 공익성 인정해 달라그러나 시관내 2개 운수업체는 업체대로 누적된 경영적자와 불합리한 운행시간표, 현저한 이용객 감소문제, 행정당국의 지원부족등을 산적된 현안으로 내세우고 있다.특히 두업체 모두 경영악화를 부채질 하고 있는 비수익노선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마련되지 않는한 다른 문제들 역시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비교적 신규차량 확보율이 높은 서귀포교통은 입석 14대, 좌석 11대, 대기차량 2대등 모두 27대의 버스를 소유하고 있다. 고장차량으로 인한 결행률은 거의 없다는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1일 평균 유류비용은 좌석버스 8만원, 입석버스 7만원인데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3만원이 추가로 지출된다. 그날치 기사 임금은 식대 1만원을 포함해 6만원이다.그런데 지난달 30일 하효노선의 1일 수입은 2만여원으로 기름값도 충당하기 힘들다며 경영악화의 실례를 제시했다.이 업체의 1사분기 보고자료만 보더라도 신시가지~신례리 구간의 좌석버스 평균원가는 약 24만4천원이다. 그런데 수입율은 62%에 그치고 있으며 1사분기 결손금액은 이 구간만 1천2백여만원에 이르고 있었다. 위미, 중문 노선만 제외하면 전 노선이 평균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 시기동안만 1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또다른 운수업체인 남국교통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동안 동일노선의 결손금액이 1억8천7백만원에 달한 것. 이 업체에는 좌석 19대, 입석 22대, 대기차량 5대등 모두 46대의 버스를 소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92, 93년식의 노후차량으로 고장이 잦다. 그만큼 결행률도 높아 주민불만의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최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탐라대와 하효노선의 버스결행문제는 운행차량및 대기차량의 장기간에 걸친 고장이 원인이었다.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노선이 운행차량의 발생원가마저 부담할 수 없을 정도로 이용객이 극히 소수인 비수익노선이었다는데 있다.업체관계자들은 하루 2~3만원 정도의 수입밖에 올리지 못하면서도 그에 몇곱절 되는 기름값과 인건비를 지출하며 비수익노선을 운행하는 이유는 대중교통의 공익적 성격때문이라고 강조했다.때문에 모든 노선의 손실보전을 행정당국에 의존할 수는 없지만 이런 비수익노선에 대해서만큼은 일정부분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운행시간표 조정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신호등 주기가 고려되지 않은 기존의 운행시간표를 맞추자면 과속과 신호등 위반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고 해명했다.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행정당국-운행시간표 조정중 행정당국은 빠르면 9월경 시행예정인 새로운 운행시간표를 작성중에 있다.이 시간표에는 주민과 운수업체측에서 주장하는 조정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어 특정노선을 결행하는 등의 대표적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는 탐라대등을 종점으로 하는 단일노선으로 운행했었지만 결행방지및 비수익노선에 대한 처방책으로써 중문, 관광단지, 안덕계곡, 대평리등을 주기적으로 운행하도록 하는 공동노선으로 시간표를 바꾼다는 것이다.이럴 경우 이용객의 입장에서는 노선의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배차간격보다는 다소 시간이 늘어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지는 장·단점이 예고되고 있다.또한 시당국은 올해 하반기로 두업체 차량 5대의 차령이 만기됨에 따라 차량대체사업비 명목으로 남국교통 6천만원, 서귀포교통 4천만원등 1억원을 추경예산으로 확보, 집행할 예정이어서 버스업체의 숨통을 그나마 트여줄 것으로 보인다.최근에는 각 버스마다 안내방송시스템및 운행기록장치를 설치해 승객들에 대한 편의제공및 운행시간표 작성시 객관적 자료가 될 수 있는 운행기록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운수업체의 최대 골치거리라 할 수 있는 비수익노선 문제의 근본적 해결없이는 시간표 조정및 일시적 차량구입 지원과 같은 처방은 임시방편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8월중 제주도 관련부서에서는 시내버스 요율조정이 있을 예정이고 만약의 경우 인금인상이 이뤄지면 시내버스 이용자들의 기피현상이 두드러져 승객감소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시도때도 없이 인상되는 유류값 인상, 새학교 개교로 인한 학생승객 감소, 렌트카 이용증대로 관광객 이용이 현저히 줄어듬에 따라 업체의 경영악화는 불보는 뻔한 것이고 이에 따른 버스이용 주민들의 불편은 또다시 발생,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제주시 사례타지역의 사례를 무조건 적용하기는 힘들겠지만 타산지석의 모델로 삼을 수는 있겠다.제주시의 경우 지난해 10월 버스업체의 갈등문제및 누적된 경영악화의 공동적 해결을 위해 ‘시내버스발전협의회’라는 민관협의체가 발족됐다.이 협의회는 학계 전문가및 경실련 시민단체 관계자, 버스업체 당사자, 행정공무원등이 참여해 대중교통의 문제를 공론화 하고 있다.공익적 성격을 수행하는 버스업체의 문제를 그냥 내버려 두었을 경우 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공감대가 형성, 대중교통을 살리자는 쪽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한편 제주시 당국은 비수익노선에 대한 결손금 조사작업을 거쳐 지난 98년부터 2억원의 결손금 보전금을 해당업체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새차구입시에는 구입비의 25%를 지원하고 있으며 노선조정및 서비스 향상, 교통카드 발급등의 현안사항을 중심으로 8월중 용역을 발주해 중장기 교통정책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다.서귀포지역 역시 대중교통에 대한 주민불만및 업체경영이 날로 심각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 노력및 공동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02년 월드컵을 대비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및 운수종사자들의 기본자세 함양, 외국어 습득등의 요구는 ‘소귀에 경 읽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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