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공연장 하나 없는 문화도시

문화예술 수준은 공연장 수준 서귀포시 문화도시 구호 무색 서귀포시립합창단과 서귀포시립관악단등 2개의 시립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서귀포시에는 아직 이렇다할 전문공연장이 없어 문화의 도시 서귀포시라는 구호가 부끄럽다는 지적이다.예술인들은 서귀포시의 전문공연장은 예술의 도시 서귀포시라는 장기적 비전하에 백년대계로추진돼야 할 필수적인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공연장등 문화시설은 예술활동이 시민들에게 전파되는 직접적인 통로로서 그 지방의 문화예술 수준은 공연장 수준이 결정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그 지방의 문화시설의 질이 바로 그 지역의 문화예술의 질을 판가름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것.제주시지역에 문화예술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8년 제주도문예회관(8백97석,소극장 2백석)이 문을 연 이후부터라는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이다.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서귀포시는 시를 대표할만한 전문 공연장이 전무해 서귀포시에서 공연을 갖고 싶어하는 국내외 예술인들이 아쉽게 발길을 타시도로 돌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이러한 상황은 서귀포시관내 예술인들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을 맞아 한국예총서귀포지부가 제주의 색깔이 묻어나는 오페라, 마당극을 지난 1년여간 준비해왔으나 정작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무대가 없다.시관내에는 오페라를 올릴만한 무대가 없어 당초 88올림픽기념생활관을 무대로 정하고 시연을 통해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으나 이 장소가 올림픽기간동안 서귀포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릴 독일의 프레스센타로 이용됨에 따라 공연장을 새로 구해야 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류항무 서귀포음협 지부장은 “당초 무대가 없어 88올림픽기념생활관을 공연장으로 정하고 시연을 통해 미미점을 보완해 왔으나 갑작스런 공연장 변경으로 인해 무대, 조명등 전면적인 점검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서귀포지역의 공연장 현실 지난 93년 문을 연 서귀포학생문화원 대강당은 건축물구조상 공연장이 아닌 대강당으로 설계돼 있으며 객석이 무대를 사이에 두고 빙 둘러 있다.객석이 무대공연에 집중할 수없을 정도로 산만하고 무대위 선율이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향시설이 미비하다.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 공연장은 4백28석으로 좁은 무대가 공연종류를 한정하고 있다. 80명 구성원의 오케스트라가 설 무대공간은 전혀 되지 못한다.서귀포시립합창단이나 서귀포시립관악단 전단원이 무대에 올라 정기연주회 장소로 사용치 못할 정도로 협소하다.서귀포의 예술단체들이 변변한 공연장소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는 서귀포시민회관은 체육관시설로 지난 98년 무대확장, 무대조명 시설보강이 이뤄졌다 하나 냉난방 시설은 고사하고 이동식의자로 인해 공연의 질을 떨어뜨리기 일쑤다.▲전문공연장은 ‘그림의 떡’서귀포시는 국비등 모두 120억을 투입해 예술의 전당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해 사업비부족등 준비부족으로 이 사업을 백지화한 바 있다.또한 최근 모 재일동포가 시 문화회관을 지어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문화회관 건립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4백석 공연장 규모를 6백석으로 확대하려다 시의회의 제동에 걸려 당초 계획대로 4백석 규모의 공연장이 추진되고 있다.예술인들은 “신시가지에 이미 4백석 규모의 공연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백석 규모를 짓는다는 것은 명백한 예산낭비”라고 꼬집으며 문화회관건립에 따른 효과를 의문시하고 있다.한 음악인은 “흔히 제주시지역과 비교해 서귀포의 문화예술수준은 10년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얘기한다. 산남지역의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1천석 규모의 전문공연장이 필수적이다”고 못박았다.또다른 예술인도 “서귀포지역에서 공연을 갖고자 하는 공연 팀들이 서귀포의 공연장의 현실을 접하고는 그대로 발길을 돌린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제306호(2002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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