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비경탐방 ①>정방동 정모시 공원
도심속 생태공원 각광, 수려한 풍광에 천연 담수장

▲정방동과 동홍동 경계의 정모시 쉼터 입구.
일상에서의 탈출. 오랜만의 휴식. 화려한 미사여구로 유혹해 오는 ‘휴가(休暇)’.

그러나 정작 떠나려니 두렵다. 아무리 마음 다잡고 나서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는 휴가 내내 마음을 옥죄고, 때맞춰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피서지는 땡볕 무더위를 더욱 실감케한다. 휴식을 위해 떠난 여행이 되레 피로만 누적시키고 돌아오는 일도 허다하다.

‘휴가 후유증’이 두려워 휴가를 망설이고 있다면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도 괜찮을 일이다. 

#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용천수 담수장 '인기'

서귀포 도심과 멀지 않은 곳부터 찾다보면 어렵지 않게 ‘정모시’를 찾을 수 있다.

서복전시관 옆길을 따라 정방폭포로 가는 길 왼쪽에 위치한 ‘정모시(서귀동 237번지)’는 정방폭포의 상수원이다.

▲ 정모시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정모시 근처 정방사의 담장이 낮아졌다.
▲ 자연암석 위에 조성된 정방사 정원에는 정모시 물을 끌어다 폭포를 만들었다.
사계절 나오는 시원한 용천수와 정모시 옆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큰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여름 물놀이에는 안성맞춤이다. 특히 물놀이는 하고 싶지만 끈적끈적한 바닷바람이 불쾌한 사람들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피서장이다.

2006년에 만들어진 ‘담수장’은 어린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풀장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다.

서귀진성의 식수로 사용되던 ‘정모시’는 한 때 서귀포초등학교 주변지역에서 논농사를 짓던 당시 농업용수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지역주민들의 피서지였지만 지역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정방동의 ‘정모시’를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러나 최근 정모시 생태공원이 말끔하게 단장되면서 오다가다 들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에는 하루 200여 명이 찾아올 정도로 새로운 피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들끼리 물놀이를 나온 피서객들이 500여 명을 육박할 정도란다.

▲ 정모시 쉼터 천연 담수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

# 동홍동과 서홍동의 경계 '정모시'

정모시 관리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도 있다. ‘정모시’는 동홍동과 정방동의 경계다. 정방사를 포함한 정모시까지는 정방동 관할지역이지만 정모시 공원이 딸린 동쪽지역은 동홍동이 관리하기 때문에 정모시를 포함한 정모시공원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기준이 모호했었다.
그러다가 정모시공원을 가려면 정모시 나무다리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정방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가 정모시를 포함한 정모시공원 관리를 하기로 했던 것.

▲ 정모시 징검다리는 정모시를 건너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정방폭포로 흘러가는 물이 한 번 걸러지는 정화 역할도 한다.
김상집 정방동주민자치위원장은 “여름 밤 열대야를 피해 정모시로 나오는 사람들이 최근들어 크게 늘었다”면서 “정모시를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전천후 게이트볼 장이 생기면서 활용되지 않는 야외 게이트볼장에 쉼터 3동을 추가로 시설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서각.시는 정모시생태공원의 '새로운 볼거리'

정모시생태공원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방동주민자치위원회는 문화예술마을 테마를 살려 정방동의 자랑인 천재화가 이중섭과 소암 현중화 선생의 작품과 정방동 출신 김용길 시인의 시(詩)를 공원 곳곳에 전시해 방문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모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근처 정방사 야외풍경까지 바뀌었다.

정방사는 어른키를 울쩍 넘는 높은 담장을 낮춰 정방사의 야외정원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했다.

정방사의 야외정원은 천연암석을 정비해 만든 정원인데 이곳에는 정모시 물을 끌어다 폭포를 조성해 정모시를 찾아오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로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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