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중의 문화엿보기<105>

숙박료는 손님이 결정하세요“숙박료는 손님이 결정하십니다. 지내고 나신 후 떠나실 때 만족하신 만큼 지불하십시오.” 예루살렘에 있는 예루살렘 골드 호텔(Jerusalem Gold Hotel)이 내건 마케팅 전략이다. 민족 갈등으로 예루살렘의 관광 산업은 큰 난황을 겪고 있다. 뉴스에 보도되는 갈등의 현장을 본 사람은 누구라도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예루살렘 골드 호텔은 호텔의 가장 기본적인 경영 규칙인 ‘투숙율’을 높이기 위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홍보 전략을 내세웠다. 서비스에 만족치 않았다며 투숙료를 전혀 내지 않을 얼굴이 두꺼운 손님은 많지 않겠지만, 이 상품은 얼마나 예루살렘의 호텔업계가 난황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이런 극단적인 갈등은 없지만 12년 간의 경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은 어떤가. 일본은 현재 미화 282억 불의 관광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일본 방문 관광객 수와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 수의 큰 차로 인한 결과로(해외 여행자: 천 6백만명, 일본 방문객: 4백 7십만명 2001년, 일본 관광공사), 적자액이 비록 GDP의 0.7% 에 해당하는 금액밖에 안되지만 경제 성장이 0%에 가까운 상태에서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특히 지방 경제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관광 수입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진단을 내려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예로 동경 거리를 더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 거리 음악가, 마술사, 가수, 미술가 등에게 면허증을 발급하도록 하고, 영어 안내판을 더 확보하는 방안들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 촬영 유치, 카지노 설립 법령 완화 등을 추진 중이고, 중국 관광객의 제한 완화를 고려 중에 있다. 자, 그러면 최고의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중국을 엿보자. 세계 최대의 관광 방문지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작년 미화 178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기록하여 세계 5대 관광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많은 해외 여행자가 중국을 방문하는 이유는 중국의 긴 역사, 독특한 문화, 아름답고 웅장한 문화 유산과 자연 경관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얘기하는 이유들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중국이 개방되기 전에도 역사, 문화, 유산은 존재했다. 단지 개방 후 급속한 경제 성장과 미래 최대의 경제 시장의 중심으로 관심이 모아지면서 중국을 보려는 욕구가 증가한 것이다. 티베트와 대만과의 정치적 갈등은 있지만 세계인들 눈에는 갈등의 이미지보다는 발전, 투자, 미래의 이미지가 더 강해 앞으로 중국 방문객은 증가할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경제적, 정치적 안정은 관광지로써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불안감의 껍질이 벗겨지면 방문지 매력이 문화든, 자연 환경이든 무엇이든 간에 관광객들에게 보여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은 그 불안감의 껍질을 벗어 던지고 순수 관광은 물론, 투자를 목적으로 한 관광객들까지 유치하고 있다. 정치, 경제의 발전과 관광 수입의 비례적인 관계를 볼 때마다 관광객을 유치하는 기본적인 힘은 바로 정치,경제의 발전을 전제로 한 것임을 알 수 있다.제334호(2002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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