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탐방]화석박물관

1909년 왕과 가족, 궁궐에서 사용한 유물들을 중심으로 창경궁에 만들어졌던 제실박물관을 시작으로 한 박물관 역사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박물관 100주년을 기념해 서귀포시에 자리잡고 있는 박물관을 찾아 전시물들을 소개하고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한다.                                                  <편집자 주>

 

▲ 표선면 하천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화석박물관에는 세계 최대 공룡알과 각종 화석들을 볼 수 있다.
내가 살지 않고 우리가 살지 않았던 오래전, 이 지구에는 누가 살고 있었을까? 어렵지 않게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지난해 3월 서귀포시 하천리에 문을 연 제주화석박물관이다.

어릴 때부터 화석에 대한 호기심이 남달랐던 강경구 관장은 인구 감소로 폐교가 된 하천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화석박물관으로 거듭나게 했다.

1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박물관이 제주에 있지만 제주의 역사를 일깨워 줄 화석박물관은 그 준비가 좀 늦었다. 화산섬 제주에 가장 먼저 생겨났어야 할 박물관이 화석박물관이 아니냐는 때늦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지금에서라도 개관해서 다행스럽다고 반가운 일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이곳은 매장문화재를 전시하는 유일한 제1종 전문화석박물관으로 지구에 대한 과거로의 여행을 하면서 46억년 지구환경을 이해하고 인류의 장래를 내다 보게하는 장이다.

1층 제1전시관에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별로 국외화석들이 전시돼 있으며 2층 제2전시관에는 나무와 삼엽충, 해조류, 어류, 나뭇잎 등 국내화석들을 종류별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 전시관에 있는 전시물들은 한 달을 주기로 바뀐다. 5월 현재 1, 2관에 전시되고 있는 화산전시물 800여점, 전시대에 전시되지 않고 수장고에 있는 전시물만도 2000여점. 그만큼 소장하고 있는 화석들이 풍부하다는 말이다. 

화석도 풍부하지만 세계 최대 공룡알 화석, 나무 뿌리화석, 세계 최대 나무줄기화석 등 세계 최대화석 3가지도 이곳의 큰 자랑이다. 1억4400만년전 것으로 추정되는 크기가 57cm인 공룡 알 화석은 중국에서 발견된 화석으로 기존에 발견됐던 공룡 알 45cm보다 12cm나 더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두 번째 자랑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2억2000만년 전의 나무 뿌리화석, 그리고 세번째는 세계 최대 규화목(나무줄기) 화석이다. 무기물을 함유하고 있는 물이 식물세포 세레스, 또는 리그닌, 셀룰로오스 등에 머무르다가 산소가 부족해 썩지 못하고 보존되면서 생기는 것으로 나무안이 광물로 채워졌다. 다시말해 나무가 돌로 치환된 사례다. 3개의 최대 화석 중 나무뿌리와 나무줄기 화석은 야외에 전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의 화석으로는 1억만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미생물(박테리아류) 화석, 하고 화석은 아니지만 무게가 14t에 이르고 몸길이가 7.4m에 달하는 밍크 고래뼈 원형, 제주지역의 화석 등도 볼 수 있다.

강경구 관장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지구환경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자연 보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감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또한 화석박물관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석을 보유, 전시하고 있는 전문화석 박물관으로 지속적인 수집 연구 활동을 통해 전시물과 표본을 확충해 나가고 주기적으로 기획전 특별전을 개최해 다른 박물관과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064) 787-7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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