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에게 마을을 묻다>현춘여 남원2리 이장

▲ 남원지역 최초 여성이장 현춘여씨.
변한다는 것을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도전이라고 본다면 변화는 대단한 긍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구 600명이 채 안되는 남원2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올 초 여성 이장 선출에서부터 시작돼 지금도,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남원2리 최초 여성이장, 현춘여 이장(50사진)은 몸소 여성의 세심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마을의 단합시키고 있는 주인공이다.

유교사상이 짙은 마을이지만 현 이장의 선출과 함께 남원2리는 여성의 왕래를 금기시하던 관례를 깨고 마을포제에 여성들을 참여시켰고, 여성들의 참여의사가 있을 경우에는 앞으로 제관도 할 수 있게 문을 열어두었다.

"마을 발전을 논하는데 남자, 여자가 따로 있나요. 그렇다고 일부러 제한적인 여성들의 활동범위를 넓히려고 한 건 아닙니다. 화합과 단합을 위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선방식으로 이장을 선출하던 남원2리는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갈등이 있어올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현 이장은 마을에 대소사가 있으면 일일이 마을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여성 특유의 애교로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사실 그가 이장이 되면서 첫 번째 과제로 삼은 것이 마을단합이었다.

그래서 최근에 열린 감귤꽃 향기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도 마을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한마당 잔치로 치러냈다.

대부분의 마을행사 비용이 마을운영비로 충당하고 있었지만 제 돈 내면서 잔치를 즐기러 오지 않을 것 같았던 현 이장은 제주도와 서귀포시로부터 음악회 사업비를 따내는 대범성도 보였다.

"마을 사람들의 화합이 우선이죠. 마을 사람들이 즐겨보고 만족해야 주위 사람들을 설득해서 찾아오도록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행정에다 부탁했죠. 올해 감귤도 대풍이라고 하는데 감귤홍보를 해야 판매도 있다고요."

덕분에 올해 세 번째 열린 작은 음악회는 대성황이었다. 부녀회원들의 도움으로 빙떡과 부침개를 만들고 어렵게 공수해온 감귤막걸리로 마을사람들은 오랜만에 즐거운 잔치를 만끽했다.

현춘여 이장의 노력으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남원2리 마을사람들은 이제 곧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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