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화 슬로푸드 한국위원회 회장

▲ 김진화 슬로푸드 한국위원회 회장
▷ 왜 슬로푸드인가.

: 유럽은 동양보다 훨씬 먼저 산업화시대에 들어갔다. 기계문명의 발달과 산업화 등으로 생활 리듬이 빨라지면서 느긋하게 즐기던 생활이 없어지고 사람들은 시간의 노예를 실감하면서 이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슬로푸드운동이 시작됐다.

기본적인 것, 인간이 먹는 음식부터 시작을 하자고 했다. 난무해 있는 족보를 모르는 음식을 배척하고 족보를 찾아가자는 것이다.

슬로푸드 운동은 궁극적인 생명운동이다. 목표와 방향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다.

전통음식은 이미 오랜 시간 거듭된 요리법의 반복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이미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 한국의 슬로푸드 운동의 위치는.

: 한 마디로 잘라 얘기하면 기초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전통음식이 모두 슬로푸드이기 때문에 유럽수준으로 따라가는 시간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텃밭기르기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음식의 족보를 알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무조건 입맛에 맞는 것만 먹게 하지 말고 한 가지 음식을 먹더라도 얼마만큼의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음식인지, 재료는 어떻게 마련된 것인지 직접 보여주고 알려줘야 한다. 작은 마을, 작은 도시부터 시작해야 한다.

▷ 슬로푸드로서 제주음식의 가치는.

: 제주음식은 좋은 음식이다. 제주를 음식의 황무지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음식의 보고'다. 가지 수가 많아서 좋은 것이 아니다.

제주음식은 참으로 맛있고 특징있는 슬로푸드다. 우선 재료가 좋고 분명하다.

2005년 슬로푸드 국제연맹 관계자들과 동행해 제주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국제연맹 자모코 모욜리 회장은 제주음식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맛이었기 때문이다.

성게국, 옥돔국, 보말국, 갈치호박국, 회국수, 몸국 등 맛과 향, 재료의 맛을 잘 살린 제주음식은 실제 슬로푸드 이상에 맞는 음식이다. 제주에는 슬로푸드 가능성을 가진 음식과 수산물 등의 재료가 무궁무진하게 많다.

▷ 제주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과제를 꼽는다면.

: 제주전통 음식의 조리법을 찾아 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음식으로 세계에 진출하는 것보다 제주에 오는 사람들에게 풍광관광도 좋지만 요리관광을 권할 수 있도록 제주가 아닌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전통음식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불어 사라져가는 재료를 지키는 것도 소홀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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