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집단민원에 시달리던 서귀포시에 민원들이 하나 둘 매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결과야 어떻든 집단민원이 점차 해결되는 것은 바람직하나, 집단민원의 발생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보다 다각적인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사실 서귀포시에는 올 들어 각종 집단민원이 꼬리를 물면서 시정의 표류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주민갈등이 여전히 지속되는 터에 중정로 도시계획도로와 삼매봉 도시공원 조성 등 해묵은 장기민원이 수면 위로 불쑥 떠올랐다.

여기에 마라도 행정공백을 비롯해 성산 하나로마트 신축, 수협 수산물가공시설, 동홍동 LPG 충전소, 혁신도시 배수암거 시설 등 다양한 민원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박영부 시장의 민원 해결능력이 심판대에 오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안의 이들 민원이 동시다발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거론될 수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서귀포시가 행정시로 전락되면서 주민들의 대화창구가 도와 행정시로 이원화 경향을 띠는 것도 민원 해결에 시일이 오래 걸린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중정로 도시계획도로와 삼매봉 도시공원 건의 경우는 신임 시장이 의욕적으로 덤벼든 사안이기에 나름대로 평가를 받을 만하다.

결과적으로 최근 서귀포시에서는 중정로와 동홍동 문제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집단민원이 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다. 표선 송전탑 건설 등을 놓고 민원 조짐이 있지만, 집단민원에 얼룩졌던 상반기에 비해서는 평온 조짐을 되찾고 있다.  
 

이들 집단민원의 해결 과정에서는 적잖은 문제점도 드러났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열쇠는 행정당국의 지속적인 대화 노력임을 새삼 교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일수록 상대방의 의견을 수렴해 양측이 한발 짝 양보하도록 중재한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지난달 개최된 중정로 시민 대토론회에서 일부 시민들은 서귀포시 발전이 침체된 것은 역대 시장들이 주민 반발을 의식해 귀찮은 일을 줄곤 회피한 때문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박영부 시장이 최근 화순-군산간 뱃길 취항 무산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해군기지와 중정로 등 장기민원에 대해서도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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