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지난달 21일부터 8일간에 걸쳐 관내 17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2010년 연두방문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이번 연두방문에서 박영부 서귀포시장은 올해의 시정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주민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의견을 수렴했다. 연인원 1020여명의 주민들은 모처럼 지역을 찾은 시장을 상대로 328건에 달하는 다양한 건의와 의견을 제시했다.

 연두방문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지역주민들의 높은 참여 열기다. 특히 4개 동의 경우 신임 동장이 평일에 사무관 교육을 받느라 휴일인 토요일에 주민과의 대화를 가졌음에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성황이었다. 

 높은 참여 열기에 못지않게 주민들의 건의내용도 다양했다. 도로나 농로개설에 대한 건의는 여전했고, 최근 제주올레의 인기에 힘입어 올레코스 내 편의시설 설치도 두드러졌다. 고령화 사회를 반영하듯 노인 일자리 확충과 노인회관 건립 건의도 눈에 띄게 많았다. 

 주민들의 건의내용 대부분이 과다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들이어서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른 긴축재정 여파에다, 올해 본예산 편성이 끝난 시점에서 서귀포시가 사업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매년 연두방문 시에 주민참여와 관심이 높은 것은 그만큼 행정과 주민간 소통의 기회가 드물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서귀포시의 경우 특별자치도 출범에 시·군 통합으로 관할구역이 확대된 데다 기초자치권이 훼손된 탓에 행정과의 거리는 한층 멀어지게 됐다. 

 과거처럼 동네에 거주하는 기초의회 의원도 사라졌고, 행정시장은 언제 부름을 받아 도청으로 떠날지 모른다. 연두방문에 참가한 주민들은 대개 지역 이·통장이나 자생단체장들이라, 지역의 숙원사업을 전달하는 책무를 수행하느라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경우도 많았다. 
 

 지역 현안에 대해 보다 생생한 목소리를 귀담으려면 '계급장이 없는' 일반 주민들의 참가확대를 이끌어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민과의 대화에 나선 시장이 지역 균형발전 시책을 설명하면서 삼매봉공원 조성 등 지역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다소 거슬리는 대목이다. 

  이번 연두방문에서 드러난 운영상 문제점을 다소 보완하면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열기를 시정 발전의 원동력으로 연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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