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지방선거가 4주 정도 코앞에 다가오면서 서귀포 지역도 본격 선거정국에 돌입할 태세다. 기초자치권이 훼손된 이후 서귀포시지역에는 시민들 간에 정치적 무관심이 부쩍 확산되면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예전보다 덜한 편이다. 도지사와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서귀포시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는 듯 제주시 지역에서만 발로 뛰고 있는 분위기다.

 도의원 선거만 치러지는 듯한 서귀포시 선거구에는 최근 정당별 도의원 예비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내면서 서서히 선거 분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법의 위력으로 금권선거 잔재는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주의에 기반을 둔 정치행태는 여전히 뿌리 깊은 편이다.

 최근에는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과는 아랑 곳 없이 일부 도의원 예비후보들간 혼탁 조짐이 일고 있어 벌써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일부 선거구의 경우 정당 후보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으로 인해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책공약 대결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지역의 유력 인사를 앞다퉈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후보들의 지지 계층들간 경쟁의식이 격화된 나머지, 과당경쟁 우려마저 감지되고 있다. 말로는 네거티브 선거를 지양한다고 내세우면서도, 뒤로는 상대 후보에 대한 단점을 들춰내려 물밑 감시활동이 치열해지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선 선거비리에 대한 감시활동이 철저히 이뤄져야  하나, 상호 불신에 기반을 둔 지나친 감시견제 활동은 자칫 선거 분위기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도의원 예비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가 그릇된 세몰이 경쟁으로 전락되는 경향도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마다 예비후보들간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변의 교통 혼잡을 초래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편은 아예 뒷전이다. 일부 시민들은 예비후보들의 초청장을 받으면 이중삼중으로 개소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본격적인 공식 선거운동기간을 보름 정도 앞두고 벌써부터 일부 선거구에서 고개를 드는 과열 혼탁 조짐에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의원에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그릇된 선거풍토가 더 이상 횡행하지 못하도록 남은 기간 시민들의 철저한 감시노력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