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제주도정이 출범하면서 첫 서귀포시장에 고창후 변호사가 1일 취임했다. 신임 고창후 시장은 40대의 젊은 나이에다, 그동안 관료출신들이 독점해 온 시장직을 민간인으로 처음 맡게 된 점에서 벌써부터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록 젊은 나이이지만 신임 고 시장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시민들에 뭉클한 감동도 선사하고 있다. 가난한 농사꾼 집안출신으로 환경미화원과 구내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부모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다 학생시철부터 품어 온 판사의 꿈을 실현시켰다. 대학시절에는 불의와 타협 못하는 강직한 성격 탓에 이른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다 구속 수감된 전력도 갖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제주지방변호사회 소속 일원으로 제주해군기지의 합리적 해결을 주장하며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우근민 당선자가 제주사회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해 고 시장을 시장에 발탁했다는 후문이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역정과 오버랩하는 부분도 더러 엿보인다.
민간인으로는 처음 서귀포시장에 취임한 신임 고 시장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서귀포시가 그동안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에도 정치와 경제면에서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 온 터라, 다소 파격적 이력을 지닌 고 시장이 전격 발탁된데 대해서는 변화의 기대감이 더욱 앞선다. 최근 지방선거 결과에서 보듯이, 이미 전국의 주요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이른바 '386세대' 출신들이 곳곳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번 고 시장의 취임을 계기로 서귀포시가 오랜 침체와 타성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구두끈을 다시 조여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비관료 출신의 젊은 시장이 공직사회를 제대로 장악할 수 있을까 하는 항간의 우려는 과감히 벗어던져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서귀포시 사회에는 해군기지와 균형발전 등 산적한 현안들이 가로놓여 있어 시정 책임자의 시급한 해결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의 막중한 기대와 부담을 떠안고 서귀포시 행정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신임 시장이 서귀포 시정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도록 시민들의 활발한 당근과 채찍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