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은 나왔는데 ‘묵묵부답’…상 잔치·공무원 기강해이 등 질타

17일 오후 속개된 제276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차 정례회 서귀포시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는 제1,2청사로 운영된 데에 따른 행정 업무의 비효율성, 공무원의 상 남발, 직원들의 기강해이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 “제2청사로의 통합, 왜 미루나

두 개의 청사로 운영되고 있는 서귀포시청 건물이 도마에 올랐다. 강경식 의원은 “2006년 시·군을 통합한 중요한 이유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건데, 두 개의 청사로 운영돼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특히, 강 의원은 지난 6월 ‘청사 활용방안 용역’에서 장기적으로 제2청사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를 두고, “용역 결과가 나왔으면 이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게 맞는데, 입맛에 맞지 않다고 용역의 뜻을 무시한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강 의원은 청사를 통합한 데에 따른 공간 부족 현상은 감사위원회를 제주시에 보내어 그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보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귀포시는 앞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재)한국자치경제연구원에 ‘효율적인 청사 활용 방안’을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현재 시는 지난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서귀포시 청사를 2개의 청사로 분리 운영되고 있다.

용역에 나온 설문조사는 청사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80.4%로, 1청사로의 통합(40.6%)보다 2청사로의 통합(52.8%)을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또한 제2청사로 통합하려면 증축이 불가피하고, 필요한 경비는 약 262억원으로 추정됐다.

강 부시장은 “청사가 비좁다보니 합치는 것이 상당히 쉽지 않고 행정 경비를 절약해야 하는 부담도 있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답변했다.

▷ 서귀포시 상(賞) 자랑 ‘남발’

윤춘광 의원은 이날 서귀포시가 표창장 등 각종 상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이날 제시한 서귀포시 상훈 수여 현황을 보면, 2007년 868개, 2008년 1358개, 2009년 1016개, 올해 990개로 늘고 있는 추세다.

윤 의원은 이에 “각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발휘한 사람에게 수여해야 상의 가치가 있다”면서 “상은 상으로서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상훈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혁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수 부시장은 “공무원 수가 1700명에 달하는 데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그래도 상을 너무 남발하면 상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올해부터 행사를 간소하면서 상을 줄이는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 공무원 수 적은데 징계는 많아

현정화 의원은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뒤 서귀포시 공무원 중에 징계를 받은 인원이 같은 기간 제주시 25명보다 2명 더 많은 27명이라면서 “공무원 수가 400명이 더 많은 제주시보다 많은 걸 보면 서귀포시 공무원의 기강이 해이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의원은 “보조금 횡령, 재난기금 관련 등 서귀포시 공무원뿐만 아니라 도내 공무원이 각종 부패에 연루되거나 음주운전 등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다”면서 “공무원이 각종 범죄와 비리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 달라”고 피력했다.

▷ 공무원 동호회, 시정발전연구 중심으로

박규헌 의원은 이날 서귀포시에 각종 공무원 동호회가 스포츠나 취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자원봉사나 시정발전을 위한 모임이 1개도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현재 시 공무원 동호회는 스포츠 8개, 취미클럽 13개, 문학 1개 등 전체 22개로 708명이 활동 중이다.

박 의원은 “제주시가 34개 동호회에 1109명이 활동하고 있고, 이중 자원봉사 동호회가 8개에 231명인 것과 비교하면 서귀포시는 자원봉사 동호회가 없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자원봉사 모임이나 시정발전을 위한 공부하는 모임이 결성되는 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성산 은갈치 대축제 필요

이외에도 윤춘광 의원은 고주영 성산읍장을 출석시켜 “추석 전후로 은갈치 대축제를 열어 지역 특산물인 갈치를 싸게 판매해 지역 브랜드를 높이고 동부지역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정화 의원은 서귀포시가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녹색청사’을 조성하는 데에 태양광 발전 4억6200만원, 고요율 LED조명 사업 3억2800만원 등 7억9000만원을 투입하는 것에 “연간 에너지 절감 비용보다 투자비용이 훨씬 더 소요되고 있다”면서 “배보다 더 배꼽이 큰 사업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