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임용 현직 ‘독식’…“이럴 거면 왜 뽑나” 뒷말 무성

최근 서귀포시가 공개 임용한 계약직 공무원 인사에, 3명 모두 ‘현직’ 공무원이 합격한 것을 두고 사실상 ‘무늬만 공모’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임기가 2년인 서귀포시 계약직 공무원의 평균 임기가 5년 2개월로 드러나, 순수 민간인이 채용되는 경우도 드문 것으로 분석돼 관련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가 지난 2일 공고한 지방계약직 공무원 선발 과정에서 현직 공무원 3명이 서류 전형에 이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최종 합격자들은 모두 시에 근무하며 기존 2년 임기에서 연장 가능한 5년 임기를 모두 채운 공무원들이다.

앞서 시는 지난 10월28일 평생교육사 1명, 일본어 통·번역 1명, 학예사 1명 등 계약직 공무원 3명의 선발 공고를 냈다. 일본어 통·번역사는 1명을 뽑는데 모두 11명이 몰려 경쟁률이 11대 1에 달했다. 평생교육사(5대 1)와 학예사(3대 1)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채용에 낙방한 지원자들 사이에는 현직 공무원들을 제치고 그 자리에 일한다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시 안팎에서는 일부 실력자의 취업설이 끊이지 않는 등 특혜성 인사 시비가 일고 있다.

지원자 A씨는 “솔직히 인사 담당자들이 서로 봐주며 내정자를 이미 염두에 둔다는 것은 공공연한 소문”이라며 “어차피 접수해도 떨어질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에도 기대를 걸어 넣었는데, 이렇게 떨어지고 보니, 너무 억울하고 원망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이 주장을 펴는 근거 중 하나로, 일부 지원자에 공개된 면접 점수가 심사위원별로 최고 2배 차이가 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 공고 기간도 최소 기한인 딱 열흘에 불과했다. 한 지원자 가족인 B씨는 “없는 형편에도 기대를 품고 악착같이 준비한 이들만 헛고생시키는 꼴이지, 이럴 거면 왜 뽑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현직이 거의 ‘독식’해온 것은 계약직 공무원의 평균 임기로 유추할 수 있다. 서귀포시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13일 기준 전체 계약직 공무원 18명 중에 11명이 5년 이상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명 중 6명꼴로, 민간인들과의 선발 시험을 통과한 이들이다.

계약직 공무원은 임기가 5년이 지나면 임용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지방공무원 임용 등에 관한 조례’는 계약직 공무원 임용기간을 최소 2년 이상으로 하되 5년의 범위 내에 연장 가능하도록 했다. 5년이 넘으면 선발시험을 거쳐야 한다.

시 총무과 관계자는 “현직 공무원이 선발 시험에 강세를 보이는 것은 공직 경험에 바탕을 둔 실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면접위원 3명 중 2명은 외부 인사를 두고 있는데다, 철저한 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오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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