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군사기지범대위, 중덕 바다에 천막 투쟁 돌입
17일 오후 2시 기자회견…“마을회 의견과는 무관”

최근 법원이 강정마을 절대보전지역 변경 무효 소송에 해군과 도정의 손을 들어 줘 해군기지 건설이 초읽기에 들어간 한편, 제주지역 종교계·시민사회 단체들이 오는 17일부터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천막 투쟁에 돌입해 충돌이 예고된다.

제주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군사기지범대위와 천주교제주교구 평화의섬특별위원회,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 모임은 이날 오후 2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 중덕 해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투쟁을 알린다.

이들은 앞서 15일 저녁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오는 17일 예정된 강정마을회의 결정과 무관하게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저항하기 위한 현지 천막투쟁에 무기한 돌입하자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다. 천막 농성과 함께 천주교는 17일부터 매일 평화 미사를 봉헌해, 해군기지 철회를 요구할 방침도 세웠다.

이들은 “우근민 도정은 더 이상 제주가 ‘평화의 섬’이길 포기하는 대규모 군사기지 추진을 선뜻 용인하고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부위를 수만평 바다매립이 동반되는 군사기지로 내줘버리려 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해군기지 건설이 가시화된다면 제주는 지난 수년간의 아픔의 상처만 고스라니 안은 채 위험의 길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투쟁 결의는 제주지방법원이 15일 강정마을에서 제기한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절대보전지역 변경 처분 무효 소송에 원고 부적격을 이유로 각하 판결을 내린 데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이날 “판결은 판단자체를 회피하며 사실상 군사기지 건설 논리를 무책임하게 거드는 것 이상이 아니었다”고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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