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감을 앞둔 이맘때가 되면 도하 언론사들은 ‘10대 뉴스’를 선정 보도하는 코너를 선보인다. 서귀포시의 유일한 언론인 ‘서귀포신문’도 예외 없이 자체 회의를 거쳐 지역 현안들을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경제 살림이니, 자식 교육걱정이니 분주한 일상을 보낸 시민들에게 지난 1년을 차분히 되돌아보고 더 넓은 관점에서 새해설계 구상에 참고가 되길 바라는 의도에서다.

올해 10대 뉴스를 분석해 보면, 서귀포시가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지난 4년간 특별자치도의 성과와 지방의원들의 역할 등을 여론으로 심판한 지방의회 선거결과는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방의회 선거결과를 토대로 민선 5기 서귀포 시정에는 비관료 출신 40대의 젊은 민간인이 시장에 임명됐다. 시민들의 관심을 모은 행정시장은 취임 초부터 공직사회에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개혁성과는 아직 미흡한 편인 듯싶다. 최근에는 공무원 도박과 보건소 화재 등 흐트러진 공직기강 사례들이 불거지면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도 받고 있다.

민선 5기 도정 출범 이후에도 제주사회의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 문제는 여전히 안개 속을 걷고 있다. 도와 도의회가 그간의 절차상 문제점을 들어 입지 재선정도 시도했지만, 주민과 사회단체 등은 전임 도정과 다름없는 일방통행식 행정처리라는 이유로 반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전국에 걷기 신드롬을 퍼뜨린 제주올레는 제1회 걷기축제와 월드 트레일 행사 개최 등을 토대로 세계진출의 발판을 구축했다. 기존의 개발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패러다임을 제시한 결과다. 그럼에도 제주의 자원보고인 중산간에는 롯데리조트나 서홍동 리조트개발 건립 등이 대기업에 의해 시도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태풍 대비과정에서 발생한 서귀포항 화재사건은 앞서 두 차례 발생한 성산항 화재사건과 유사한 성격을 띠면서 안전 불감증을 다시 부각시켰다. 반면 성산포항과 전남 장흥간 15년 만에 여객선이 운항되면서 호황을 맞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국내 화단의 거장 변시지 화백의 미술관 건립을 놓고 한바탕 논란에 휩싸였다. 만년 하위를 맴돌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축구계에 돌풍을 일으킨 사건은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올해 10대 뉴스를 되돌아 볼 때, 서귀포시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아 사회 전반에 걸쳐 도전과 응전의 바람이 밀어닥치고 있다. 아무쪼록 내년에는 더욱 밝고 풍성한 뉴스들이 지면을 가득 채우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