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또 산책로 개설인가

서귀포시가 중문해수욕장 모래언덕에 인공구조물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중문관광단지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산책로를 구축하려는 발상으로 보이지만 너무 무리한 발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97년에도 자연보호론자들의 반대주장에도 불구하고 천재지변에도 끄떡없는 견고한 시설을 하겠다며 착공했었지만 태풍의 내습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공한 목재 산책로가 순식간에 날아가버린 것이다.모래언덕에 산책로를 개설해 관광객들에게 인상깊은 산책로를 만든다는 것은 어찌보면 타당한 사업인지도 모를 일이다.그러나 인공을 가미하면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요즘들어 해수욕장 모래가 많이 유실된 적도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의 산책로 개설 계획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다.중문해수욕장의 모래언덕은 여느 해수욕장에서는 보기 드문 큰 자산이다. 이위에 산책로를 개설한다는 것은 첫째 모래언덕을 파괴할 소지가 많아 쉽게 찬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래언덕을 다니다보면 모래가 밑으로 흘려내려 유실될 수도 있다는 것은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자연 그대로의 현상이 더 가치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또한 모래언덕위에 길을 만든다는 것은 안전에도 위협을 가할 수도 있는 일이다. 밑으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어 이래저래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서귀포시 관내 유명지역에 개발붐이 일어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자구리 지역 매립계획이 그렇고 서불과지 유적정비 사업도 서귀포시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파괴할 소지가 많아 개발이전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중문해수욕장 산책로 개설도 행정의 일방적인 독주로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다.더구나 서귀포시 채무가 1천1백억원을 상회하고 있어 신규사업을 펼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이런 상황인 만큼 효과가 명확히 나타나지 않고 또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우려를 표시하는 만큼 예산을 들여가며 하는 사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산책로 개설만이 중문해수욕장의 이용을 극대화하는 길인지 세심히 재검토하는 태도가 아쉽다.서귀포시의 냉정한 자세를 촉구한다.제240호(2000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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