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가 국내 관광의 패턴을 바꿔 놓으며 제주관광의 새로운 중심축 역할을 떠맡고 있음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골프장이나 위락시설 등 개발행태에 제동을 걸고 자연보전과 생태환경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새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제주도가 세계 환경수도나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범모델로 도약을 꿈꾸는 데에는 제주올레가 밑거름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런데 최근 제주올레의 인기 여파로 일부 올레코스에서 교통 혼잡과 관광 무질서가 성행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물론 일부 인기 코스에만 국한된 사례이긴 하나,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제주올레에 벌써부터 과열조짐이 있어 적이 걱정스럽다. 삭막한 도심 공해에서 벗어나 차분한 분위기에서 사색과 치유를 도모하려는 관광객들이 올레길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분명 심각한 일이다.
제주올레에 관광불편 사례가 고개를 들고 있음은 지속성장 차원에서 면밀한 분석을 거쳐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이의 핵심에는 행정과 민간의 공동대응이 요구된다. 인력과 예산 면에서 한계가 많은 민간단체 (사)제주올레에 떠맡기기에는 관광규모가 너무 방대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인기 코스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차관리 요원의 확충이 요구된다. 물론 예산이 갖춰진다면 주차 공간 확충도 고려할 수 있으나, 토목공사를 통한 편의시설 확충은 제주올레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행정기관에서 올레 지원을 위한 전담팀이 구성됐다고 떠들어대지만, 실질적 지원방안은 아직 요원한 느낌이다.
노점상 판매 문제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제주의 자연을 감상하며 여유와 휴식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 올레 코스 곳곳에 자리 잡은 노점상은 미관상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기관에서는 단속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질 게 아니라, 외곽이전 조치나 불법 가설물 정비 등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삼매봉 공원 불법건축물 정비과정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호응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제주올레 전 코스에 관광객들이 골고루 분산되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다수 여행사들이 관광일정을 감안해 올레코스의 인기 구간에만 단체 관광객들을 집중 투입하는 것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관광불편을 가중시키는 처사다. 행정기관과 (사)제주올레, 여행사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윈윈’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본난에서 누차 강조하지만, 제주올레길 만드는 것 못지않게 올레길에 대한 사후관리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본격적인 관광시즌을 맞아 제주올레에서 관광불편 사례가 자취를 감추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