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론] 중문단지 문제점-탐라대 매각 논의과정 거론
서귀포항 뱃길, 고등어 위판장, 예술대학 등 아이디어 봇물

18일 제주컨벤션센터서 열린 서귀포시민토론회 자유토론은 탐라대학교 매각 및 중문단지 활성화를 비롯해 서귀포항과 여수간 뱃길, 고등어 위판장, 예술대학, 휴양도시 건설 등 각계각층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 탐라대학교 매각 및 통폐합
먼저 토론은 탐라대학교와 제주산업정보대 간 통폐합이 거론된 과정과 탐라대학교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제주산업정보대 이철호 교수는 “동원교육학원이 대학 매각을 주도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반박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997년 탐라대학교 탄생 당시, 당시 경영진이 학교 교비를 불법적으로 사용하면서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결국 관선이사(정부가 선출한 임시이사)가 학교로 파견됐다.
이후 10년간 관선이사가 임명되면서, 제주산업정보대로 유입돼야 할 교비 중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사학조정위원회가 탐라대학교를 처분해 한다고 조언했다는 것. 하지만 동원교육학원 창시자인 김동권 박사는 탐라대를 매각하지 않고 제2캠퍼스로 사용하겠다는 안을 조정위에 신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매각계획이 교육과학기술부까지 올라갔다는 것이다. 매각을 통해 보전하려 했던 비용은 약 46억.
이에 토론 말미에 해명에 나선 김대환 공동대표는 “매각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것에 일단 감사하다”고 운을 뗐으나 자신이 직접 교과부를 찾아 확인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저 뿐만 아니라 고창후 시장님, 민 대표님이 함께 방문했다. 저희는 매각 제안이 동원학원측의 제안서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와 함께 교과부도 시민 여론을 수렴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이 부분(여론 수렴)을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이라고 거론했다”고 밝혔다.
김 공동대표는 “탐라대 관련 토론회를 앞두고 양 대학 총장들이 참석을 거부한다고 연락이 와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을 전달하겠다. 이것은 통합대학교 설립 위해 제안하는 것”이라며 발전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교육관계자 토론을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공개적으로 말합니다. (우리는) 대학을 살리는데 목표를 두고 (흡수통합 및 매각을) 반대한다”며 일방적인 반대논리를 경계했다.
이 제안에 대해 고창후 시장도 “상당히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의의 뜻을 밝혔다.

특히 고 시장은 통합이나 매각을 막기에 늦은 시기라는 지적을 인식한 듯 “늦었다 생각할 때가 최적기라 생각한다.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매각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서귀포에) 대학도 설립할 수 있다고 본다”며 “시청 청사 한 곳을 캠퍼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며, (탐라대와 서귀포시민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이 분명히 제시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탐라대 부지) 매각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민들의 힘으로 (부지의) 타용도 전환만큼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탐라대 조성 당시, 하원마을회가 애초 부지를 제공할 때 생각했던 대학설립 방향을 훼손하지 않고 지켜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4개 학과가 존재하는 현재 탐라대학교 학제시스템을 지역여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제주롯데호텔 이영재 총지배인은 “(학생) 충원률이 49.5%라면 어느 학교라도 정상화를 할 수 없다. 기업자적인 측면과 함께 서귀포시 발전을 함께 고민해 볼 때, 협력체계 프로그램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총지배인은 “가장 먼저 인재육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급선무다. 인재가 육성되고 배출되면 학교에는 자연스레 찾아온다”며 “탐라대학교는 10분 거리에 중문단지가 위치해 있다. 학교와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협력체계 프로그램으로 인재 육성한다면 우리나라와 세계 속에서 능력 발휘할 수 있으며, 인구 유입으로 서귀포시 발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중문단지를 기반으로 한 관광업체와 밀접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좀더 구체적인 설명으로 롯데그룹이 향후 2018년까지 전 세계 주요 관광지를 대상으로 약 20~30개 호텔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설명하며, 협력체계 프로그램으로 인한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음을 표현했다.
이 총 지배인은 “제주도 등 행정과 각 관계기관이 협력해서 진행시켜야 한다”며 단순한 산학간 연계보다는 사회 각 분야의 참여를 요구했다.
이밖에 중문동 고종수 씨는 탐라대 대학생 유입을 위해서는 중국인 신입생을 보다 많이 입학할 수 있는 맞춤형 학과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중문관광단지 매각
중문관광단지 매각에 대해서는 최대한 공기업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민명원 회장은 “유일한 공기업으로 서귀포시에 뿌리 내리고 있는 것이 관광공사”라고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문관광단지 내부 사업자들만 윈윈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서귀포시 중문동 신라호텔하면 되는데 중문단지 신라호텔, 중문단지 롯데호텔 등으로 꼭 부르며 담을 쌓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지역 관광업체나 주민과 유리된 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관광 대기업의 행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민 회장은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헐어버렸으면 좋겠다. 앞으로 울타리를 헐어버리는 것도 할 수 있다면 주도적으로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고종수 씨는 중문관광단지 입주 업체들이 모인 협의체가 한데 뭉쳐 주주로 참여하고 제주도가 관광단지를 경영하는 의견을 밝혔으며, 현정화 도의원은 중문관광단지와 연계한 제주문화체험관(춤, 공연, 음식 등) 건립을 제안했다.
# 서귀포항 노선 복구
서귀포항 활성화를 위한 뱃길 복구는 실현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며, 앞으로 지속되기 위한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김영배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감사는 "3년 전, 화순항에 여객선이 취항한다고 거창하게 취항식이 치러졌으나 이후 용두사미에 그친 일이 있다"면서 서귀포시와 여수간 뱃길 재개여부에 대해 구체적 추진상황을 설명해 주도록 요구했다.
이에 고창후 시장은 “여수와 서귀포항을 잇는 뱃길 출항 가능성이 90%라고 본다. 이미 구체화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구체적으로 600명 선승할 수 있는 4000톤급 규모"라면서 "제주항과 성산항보다 항로 길이가 길어 운항시간이 다소 길고 운항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 시장은 “여객선이 지속적으로 취항하려면 서귀포시민들이 더욱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시민들 외면한다면 항로는 도로 중단될 것이다. 다시 이을 테니 선박을 사랑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 회장도 부두 내 현대식 터미널, 렌트카 사무실, 대중교통 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 서귀포시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은 위미, 화순에 고등어 위판장 제작, 해양경찰 제주청사의 서귀포 혁신도시 유치 등을 꼽았다.
현정화 도의원은 서귀포시의 미래 10년 비전으로 해양도시 조성과 노령인구를 위한 휴양도시 건설을 제시하면서, 제주의 전통 춤과 노래, 향토음식을 한꺼번에 감사하며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연구관 건립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강영식 전 제주도 연합청년회 회장은 자녀세대들이 제주도에 와서 지역 인재로 자리잡을 수 있는 일자리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수 서귀포문화원장은 그동안 서귀포시 신시가지와 비석거리 등 도시디자인이 실패한 사례를 거론하며, 앞으로 서귀포시 혁신도시가 해외 유명도시 수준이 되려면 무엇보다 인도와 도로 등이 탁 트이고, 주변 지역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가 사통팔달 구조로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유정 이중섭미술관 운영위원은 제주도 전통 춤, 음악을 연구-발전 시킬 수 있는 예술대학 설립을 제안했으며, 현재 팽팽히 대치중 인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도 장기적인 서귀포시 미래를 고려할 때 이익이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토론회를 진행한 서귀포 출신 양영철 제주대교수는 "그동안 수차례 토론회와 세미나 등에 참가했지만, 오늘 토론회처럼 시민들이 높은 관심과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진 경우가 드물었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서귀포시 시민들이 한마음 한 뜻이 돼 서귀포시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계기로 삼자"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에는 탐라대 부지와 중문관광단지 매각을 막아내기 위한 시민결의대회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