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군웅할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선출 관심사
민주당 김재윤-문대림 ‘투톱’, 고창후 시장 변수

 

▲ 내년 서귀포시 국회의원 출마자는 과연 누구일까? 왼쪽 위부터 강지용, 허상수, 정은석, 허진영, 김형수, 김재윤, 문대림, 고창후(기사 본문 게재 순)

 

내년도 4월 11일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4․ 11총선)를 7개월 정도 앞두고 서귀포시 선거구의 선거판도에 서서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4․ 11총선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일찌감치 3선 도전을 선언한 민주당 김재윤 의원의 대항마로 여․ 야당에서 누가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아직 선거일정이 7개월 정도 남아 있어 표면적으로는 차분한 편이나, 일부 유력 후보들은 벌써부터 지지세력 확산을 위해 물밑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어 바야흐로 선거열기가 달궈질 조짐이다.

 

▼ 한나라당, 이달 중 당협위원장 선출

▲ 강지용 교수.
일단 한나라당 측에서는 이달 내로 확정될 예정인 서귀포시 당협위원장이 누구 차지가 될 것인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당시 강상주 당협위원장이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당협위원장 자리는 1년 3개월 넘도록 장기간 공석인 상태. 지난해 10월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섰으나 김재윤 의원의 무죄 확정으로 지난 4․ 27재보선에서 서귀포시 선거구 선거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당협위원장 선정이 미뤄져 왂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월 실시된 2차 공모에서 공모 신청자는 강지용 제주대 교수(60)와 허상수 변호사(41), 정은석 전 금융노조 국민은행지회장(50) 등 3명. 이들은 이미 지난해 10월 1차 공모에도 참여할 정도로 당협위원장 선출에 총력을 쏟고 있다. 대외적으로 한나라당 서귀포시 지역구 위원장 역할을 맡는 당협위원장에 선출돼야, 내년 총선에서 당 공천을 따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강지용 제주대교수는 최근 민주평통 서귀포협의회장과 서귀포해병전우회장 등을 맡으며 각종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1년 간 교수직 안식 년도 기간을 활용해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강지용 교수는 “현재 제18대 전체 국회의원 중 40% 정도가 법조인 출신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선거구에는 벌써부터 법조인 출신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 허상수 변호사.
그러면서 “농산물 수입개방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현안이 산적한 여건에서 법조인들이 국회의원을 독차지하게 된다면 제주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제주대 학생처장 재직 시 대학생 취업문제에 관여했고, 한미FTA대책위원장과 제주테크노파크 원장 등 1차산업과 신성장 동력산업 분야에 종사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진정한 지역발전을 일궈내고 싶다”며 총선 출마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허상수 변호사는 “어린 시절부터 정치인의 길을 꿈꿔왔고, 법조인의 길을 택하거나 일찍이 제주에 내려와 변호사 개업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지난 총선에서의 좌절을 교훈삼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총선에 임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허 변호사는 “2006년 10월에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이듬해 도당 청년위원장을 맡으면서 누구보다 당 기여도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면서 “최근의 세대교체 분위기와 맞물려, 40대의 젊은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역 법조인으로서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과 입법 제시 능력을 갖췄고, 지역주민과 호흡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중량급 후보들과 맞서려면, 당협위원장을 조기에 선출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 정은석 전 지회장.
지난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총선 출마에 나서려는 정은석 전 지회장은 최근 한나라당 중앙당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정책자문위원으로 임명되는 등 중앙에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제주대학교를 나와 세종대학교에서 석사 학위, 단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파’로, 일단 당협위원장 선출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경영과 관광을 전공한 경제 전문인으로서 열정과 용기, 굳은 의지와 사명감을 갖고 서귀포와 제주도 경제를 살려 나가겠다”면서 “4개 시․ 군 이상으로 제주도 행정구조를 바꾸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허진영 부의장, 김형수 전 시장도 변수

▲ 허진영 부의장. 
이들 당협위원장 신청자 외에 한나라당의 출마 예상후보로 현역 한나라당 도의원 중 4선 출신으로 최고참인 허진영 부의장(49)과 김형수 전 서귀포시장(60)도 출마 후보군의 물망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허진영 부의장은 현역 김재윤 의원과 정당은 달리 하면서도 고향(효돈동)이 같은 데다, 서귀포고 동문 선배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허 부의장은 “어느덧 중견 도의원으로서, 내년 총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서 과연 나한테까지 차례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년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거두려면 장기간 공석 중인 당협위원장을 서둘러 선출해 체제를 정비하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총선 도전에도 관심은 두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김형수 전 시장은 지난 2년간의 서귀포시장 재임에 이어 지난 3월 제주컨벤션센터 사장을 퇴임한 이후 뚜렷한 정치활동은 드문 편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김형수 전 서귀포시장.
김 전 시장은 “시장 재임시절 읍면동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가깝게 지냈으며, 아직까지 자신을 기억해 주는 분들이 많아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주변으로부터 출마권유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토로했다.

특히 민주당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후보군의 지명도가 낮은 여건에서, 한나라당 중앙당에서도 김 전 시장의 높은 지명도와 폭넓은 인맥을 예의 주시하고 있어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들어갈 경우 그의 거취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강기권 제주컨벤션센터 대표와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서울보증보험 감사)은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년도 총선에 출마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 민주당은 ‘김재윤-문대림’ 막강 투톱

▲ 김재윤 현 국회의원.
여당인 한나라당측에서 뚜렷한 출마 예상자가 부각되지 않은데 비해, 민주당측은 현역 김재윤 의원(47)과 문대림 도의회 의장(47) 등 2명의 중량급 인사가 포진돼 있다.

김재윤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직후 ‘알선 수재’ 혐의로 한때 의원직 제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지난 1월에야 무죄가 확정되면서 그간의 무거운 짐을 털어내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원내부대표로 활동 중인 김재윤 의원은 “지난 7년 의정활동에서 언론․ 시민사회 등 각급단체로부터 수차례 우수 의원에 선정된 경력이 있듯이, 초심을 잃지 않고 나름대로 충실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해군기지와 감귤․ 관광문제 등 지역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지역발전을 앞당기려면 힘 있는 정치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자신을 3선 의원으로 뽑아준다면 그간의 의정경험을 토대로 반드시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대림 도의회 의장.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다득표에 이어 최연소 도의회 의장에 취임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문대림 도의회 의장은 총선출마 여부에 대해 “정치활동을 하는 현역 도의원이라면, 누구든 총선 출마에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의장은 “하지만 제주지역 최대현안인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최대의 고비를 맞은 시점에서 도의회 의장이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도민에게 예의가 아니며, 부적절한 처사라고 생각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당분간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민주당 공천경쟁 참여나 김재윤 의원과의 역할분담 등 일련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나중에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을 제외한 여타 야당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출마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에서 현애자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 고창후 시장, 무소속 출마하나

▲ 고창후 현 서귀포시장.
현역 고창후 서귀포시장(48)의 거취도 주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관료가 아닌 민간 출신으로서 처음 서귀포시장을 맡아 화제를 모은 고창후 시장에 대해서는 취임 직후부터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다. 고 시장 역시 총선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현역 시장으로서 시정 운영방안에 대해 모든 관심을 쏟고 있을 뿐이며, 정치적 입장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 본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출마예상자들이 고 시장의 현역 행정시장 프리미엄에 부러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요즘 해군기지를 비롯한 일련의 시정 현안으로 머리가 빠개 질 정도다. 내 자신 결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해군기지 외에 여객선 취항이나, 탐라대 매각 문제, 교육기금 조성방안 등 시정의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시급한 과제이며,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시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고 시장이 총선 출마 결단을 내린다면, 어느 정당으로 출마할지도 또 다른 관심사다. 주변에서는 그간 고 시장의 정치성향이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고, 민주당에는 김재윤 의원과 문대림 의장이란 ‘막강 투톱’이 버티고 있음을 들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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