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전국은 음식거리 조성 붐
[기획]서귀포시 음식특화거리 활성화 방안
서귀포에는 최근 제주올레의 인기와 세계자연유산 등재 등으로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지만, 관광객들이 찾을 만한 음식거리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칠십리 거리와 천지동 아랑조을 거리에 음식테마거리가 조성된 이후 사업 초기에 조형물만 번듯이 세워졌을 뿐, 고객유인을 위한 마케팅 전략이나 서비스 개선방안 등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국내의 대표적 관광지로 도약하는 서귀포시에도 수준 높은 음식문화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음식특화거리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서귀포와 유사한 여건을 지닌 타 지역의 우수사례를 곁들여 기획 보도한다면 상인들의 마인드 함양과 행정과의 유기적 협조, 가시적인 활성화 방안 도출 등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주>
음식을 매개로 한 식(食)공간이 전국에 조성되고 있다. 예로부터 먹을 식(食), 밥 식(食) 자는 사람 인(人)과 어질 양(良)으로 구성돼 사람의 먹을거리가 인성에까지 작용한다는 선현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즉, 무엇을 먹느냐가 인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만큼 사람에게 먹을거리는 중요하다.

음식거리 지역마다 가지각색
식(食)공간은 동종 음식점들이 밀집돼 자연스럽게 특화된 거리가 있는가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진흥을 위한 목적으로 음식점들이 밀집된 곳을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해 특화거리로 조성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슬로푸드, 웰빙, 관광 등 다양한 식생활 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음식거리의 상인들은 음식거리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인 노력과 의식개선 등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도 활발해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05년부터 경기도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에게 건강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시작한 음식문화 시범거리 사업으로 평촌 먹거리촌 음식거리, 댕이골 전통음식거리, 양주골 한우마을, 안양예술공원 음식문화거리 등 17곳을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조성했다.
총 사업비 8억4000만원을 들여 도로 정비, 음식점 간판정비, 조리기술지도 교육, 홍보, 음식메뉴 개발 등을 지원했다.
전라남도 역시 지난 2009년부터 목포 복산 먹거리, 여수 이순신광장 먹거리 등 남도의 특색 있는 음식업소 밀집지역 6곳을 음식문화 개선 시범사업 특화거리로 지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최근 2011년 음식문화개선 시범사업 특화거리에 담양 죽순 푸드 빌리지와 강진 음식문화 1번지 청자골 한정식 맛길 등 2곳을 선정해 관련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 농림식품수산부는 외식산업을 진흥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식산업진흥법이 올해 3월9일 공포됨에 따라 2012년부터 4년간 전국에 총 20곳의 우수 외식업지구를 지정, 육성할 방침이다.
우수 외식업지구로 지정되면 환경개선, 식재료 공동구매, 농어업 연계시스템, 외식산업 전문 인력 육성 프로그램, 축제, 행사 등 지구당 매년 20억원, 3년간 60억원(국비 50%, 지방비 50%)이 지원된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전국의 음식거리들은 우수 외식업지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귀포 음식특화거리의 현 주소
국내 관광의 1번지 도약을 꿈꾸고 있는 서귀포시의 경우 2005년 천지동에 아랑조을거리와 2008년 칠십리 거리에 칠십리 음식 특화거리 등 두 군데 음식 테마거리가 조성됐다.
천지동에 조성된 아랑조을거리는 알면 좋을 거리라는 뜻의 제주어로 천지동의 먹거리 골목이다. 지난 2005년 천지동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상가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만들어졌다. 652m 남짓한 이 거리에는 현재 65개의 음식점이 운영되고 있다.
천지동은 이 거리 활성화를 위해사업비 4억5700만원을 들여 인도 설치, 목재형 조명가로등 21곳, 대형 홍보아치 3곳, 안내도 3곳, 목재 및 걸이화분 107곳, 네온 및 방송시설 등을 설비했다. 또, 7080 음악이 흐르는 거리를 조성했다. 최근에는 홍보아치를 바꾸기 위해 용역을 맡기고 바뀐 로고를 갖고 컵을 제작하는 등 음식거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서귀포 음식거리인 칠십리 음식 특화거리. 서귀포시는 지난 2008년 10월 음식점 업주 42명과 함께 천지연 광장에서 정방폭포 입구 서복전시관까지 1.2km를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로 선포, 싱싱한 활어회와 은갈치, 고등어 등 수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당초 이 일대 활어횟집들은 관광객 송객수수료 근절과 음식 가격 20∼30% 인하를 결의해 현재까지 실시하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감소해 침체된 분위기다. 오는 11월 서귀포~여수 간 정기여객선 취항을 앞두고 이 일대 상인들은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거라고 기대하며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들은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과 행정의 지원으로 음식 테마거리가 조성된 이후 고객의 발길을 점차 늘고 있으나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음식 테마거리라는 번듯한 간판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과 고객유인을 위한 마케팅 전략, 영업주들의 마인드 부족 등 과제가 산적하다.
관광 명소인 서귀포시에는 볼거리가 많은데 비해, 향토 음식을 테마로 한 먹을거리 명소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음식거리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음식은 한 지역의 정치경제전통풍토 등 갖가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의 한 부분이며,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 정서를 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음식거리는 단순한 상품구매의 장소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써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지역의 특징을 살린 음식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음식거리 중에서도 정체성을 부여해 특화거리의 근본적인 목적과 효과를 전달하는 거리가 있는 반면, 어떠한 고민도 없이 음식점이 밀집돼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우선 음식점을 조성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이런 경우 최근 이야기가 있는, 특색 있는 음식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무분별한 음식거리 조성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음식거리에 대한 정체성 부여와 미관개선,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의식개선, 주차문제 등은 지자체와 상인 등이 앞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글=박소정 기자, 사진=최미란 기자>
# 본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아 연재되고 있습니다.


진짜 음식거리는 많은데 갈때가 없으니, 특색도 없고 문제긴 문제임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