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서귀포시 음식특화거리 활성화 방안
6. 삼천포 수산시장
"비내리는 삼천포에 부산배는 떠나간다/어린 나를 울려놓고 떠나가는 내님이여/이제가면 오실날짜 일년이요 이년이요/돌아와요 네 돌아와요 네 삼천포 내고향으로/조개 꽃이 옹기종기 고개넘어/백사장에 소꼽장난하던 시절 잊었나/님이시여 이제가면 부산 마산 어데든지 가련만은/기다려요 네 기다려요 네 삼천포 아가씨를"
1965년에 발표된 노래 삼천포아가씨는 부산, 마산, 통영, 여수 등지를 오고가는 여안여객선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한 아가씨의 애절한 마음과 삼천포항의 서정을 그대로 표현한 노래다. 당시 인기를 누렸던 은방울 자매가 이 노래를 불러 남쪽의 작은 항구도시 삼천포를 전국으로 알렸다.
삼천포란 지명은 지난 1995년 사천과 통합되면서 없어졌지만 삼천포항에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지면서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정겨운 시골어촌 모습 그대로= 경상남도 사천시에 있는 삼천포항. 항내수(港內水) 면적 213만6000㎡를 보유하는 항만법상 1종항으로 100여년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삼천포항은 한려수도의 기항지이자 어항과 임해공업의 수출항으로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다.
삼천포항 일대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의 모습을 보여준다. 삼천포항 입구에 들어서면 항구 내항에 빼곡이 줄지어 정박해 있는 어선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즐비해있는 횟집들과 짭쪼롬한 냄새를 풍기는 건어물 가게들이 가득하다.
"쥐포 좀 먹어보이소, 아주 맛있어요. 쥐치가 가득 들어있어요."


횟집과 건어물 가게가 끝나는 곳에서 어느 한 여자상인의 재치 있는 입담이 발길을 끌었다. 목소리를 따라 가보니, 자그만한 수산물 시장에 들어섰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점포마다 자주색 대야에 남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과 어패류가 가득했다.
수산물 시장 바로 옆에는 삼천포수협에서 운영하는 활어회센타가 자리잡고 있었다. 현대식 건물로 돼 있는 활어회센타에는 1층에서 활어를 구입해 회를 뜬 다음 2층으로 올라가면 회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지난 9월 25일 찾은 2층 식당에는 마련된 700석이 모두 꽉 차있었다. 또, 1층에서도 바로 회를 떠 먹을 수 있도록 간이 테이블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활어회센타를 나와 5분 정도 걷다보면, 재래시장인 삼천포서부시장에 들어선다. 이곳은 삼천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활어전문 상설재래시장으로, 흔히 삼천포어시장이라고 한다. 지금은 삼천포수산시장으로 불린다.
▷주말 관광객 4천명 찾아 북적북적= 삼천포수산시장은 50여년 전 인근 어촌마을과 연안 도서지방에서 밤새 잡은 생선을 하역해 매매하던 포구 물양장이었다. 새벽에 싱싱한 생선을 구입하기 위해 인근 도시인 진주, 남해, 사천(1995년 삼천포시가 사천군과 통합해 사천시가 되기 전의 사천 지역) 등 지역에서 상인과 주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장이 형성돼 서부경남 지역의 중심 어시장으로 발전했다.
"조금만 더 깎아주이소, 할매"
"그래 팔모 내가 손해간다 아이가"


삼천포수산시장 들목에 들어서자 비릿한 생선 냄새와 함께 흥정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커다란 대야에 활어를 파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커다란 대야에서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태세로 펄떡이는 생선을 보고 있으니, 어느새 몸에 활기가 도는 듯하다.
삼천포 수산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싱싱하고 값싼 회다. 3만원 모듬회를 부탁하니, 전어, 감성돔, 뱅어, 광어 등이 골고루 섞여 접시 가장자리를 살짝 넘길 정도로 줬다. 펄떡 뛰는 싱싱한 생선을 산 사람들은 참다못해 그 자리에서 회를 먹기도 한다. 빛의 속도로 회를 뜨는 할머니의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시장에는 활어 뿐만 아니라 낙지 문어 개불 개조개 소라 바지락 갑오징어 등 해산물과 멸치 쥐치포 등 건어물을 사러온 사람들도 많다. 특히,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 값을 높게 친다.
수산시장은 싱싱한 생선을 사거나 그 자리에서 회를 먹으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이에 주말마다 많게는 4000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글=박소정 기자, 사진=최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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