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돋보기>서귀포시 감귤산업
고정관념 버리고 새로운 기술 도입하면 실현 가능

▲ 대학나무 별칭 1980년대 제주소득 전국 1위 효자
아주 오랜 옛날 귤은 일반백성들이 맛을 보기가 힘들 정도의 귀한 과일로 삼국시대에는 임금에게 바치는 주요 진상품이었고 조선시대에는 감귤을 공납용으로 걷어가기도 했다.
현재 제주에서 재배되는 감귤은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온 온주밀감(중국의 온주지방이 원산지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제주 농가에 본격 보급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도민 사회에서 감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1967년에는 농민소득 특별사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감귤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동서로 퍼져나갔고, 도내 전지역 어느 곳에서도 감귤나무를 볼 수 있게 됐다.
한때 감귤나무 한 그루의 수입으로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고 하여 대학나무로 불리기도 했고 지난 1980년 제주도의 소득은 우리나라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1968년 당시 1kg당 239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지금 화폐가치로 계산하면 1kg당 4800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과 같다. 10kg 한 장자에 4만8000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과 같아 가히 대학나무라 불릴만 했다.
온주밀감과 더불어 시설농업이 발전하면서 오렌지와 한라봉을 비롯한 다른 종류의 귤들도 재배되기 시작했다. 농민들 중 더러는 농업을 통해 재산을 일구고 자본을 축적한 이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10여 년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WTO체제에 들어서면서 오렌지 수입이 늘어나고, IMF외환위기 이후 국내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이전에 감귤 농업으로 누렸던 그 풍요로움은 점차 옛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감귤 가격의 형성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양만큼 공급이 이루어지면 평년가격이 형성되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이 떨어지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있다.
말하자면 경제적 가격결정의 기본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제주감귤의 가격형성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또한 유통명령제를 통한 품질의 향상, 날씨로 인한 당도의 증가, 타과일보다 더 적극적인 마케팅노력 등도 감귤가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과감한 시설 투자로 대학나무 시절 만큼의 수익 가능
최근 서귀포시 관내 여러 농가에서 당도 높은 극조생 온주밀감을 조기에 생산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예전 대학나무 시절만큼의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3.3m²(1평)당 15kg 정도를 수확하며, 일반 노지감귤보다 수확량이 4배 이상 많고 단위면적당 6배 이상의 수확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귀포시 서홍동 변재환(51)씨 농가는 올해 9900m²(3000평)에서 1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7000만원, 2010년에는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변씨는 농총진흥청 감귤시험장의 현장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브랜드급 최고품질의 극조생 온주밀감을 해거리 없이 3년째 생산해 내고 있다.
전체 수확량의 90% 정도가 서귀포농협 감귤브랜드인 천상천하(당도 12브릭스 이상)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일반 노지감귤 수확량의 10% 정도만 브랜드 감귤로 출하되는 것과는 확연히 비교되고 있다.
변씨는 서홍동에서 감귤시험장의 도움을 받아 3년간 연차적으로 6000만원을 투자해 2009년부터 배수시설과 배수관, 타이벡, 지주대 등을 시설했다.
과감한 시설 투자와 품질향상 노력으로 지난 10월말 당도를 측정한 결과 13브릭스로 일반 노지감귤보다 4브릭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반 농가에서 대학나무 시절 만큼의 수익을 올리면서 올해 변씨의 과수원에는 1000여명의 방문하기도 했다.
▲ 제주의 기후와 지형에 맞는 기술 도입해야
최근 몇 년 사이 가을철 잦은 폭우 등 기상이변 등으로 다공질 필름과 점적관수 등 시설투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변씨의 과수원에 투입된 기술은 지난 6월 하순 다공질 필름을 멀칭해 토양을 건조된 상태로 유지시키면서 당도가 8.5브리스가 되었을 때 점적관수해 토양수분을 조절한 기술이다.
올해 강우량이 많았음에도 완벽한 멀칭에 의해 빗물이 토양으로 침투되지 않았고 배수로를 통해 고인 물이 감귤원 외곽으로 흘러내렸다.

또한 기상이변에 의해 폭우가 지속되어 당도의 증가속도가 늦어졌지만 당산도를 조사하면서 당산도 증감에 따라 점적관수에 의해 관수량을 달리해 토양수분을 적절히 조절해준 결과 이상 기후에도 불구하고 최고품질의 온주밀감을 생산할 수가 있었다.
특히 여기에 감귤의 조기생산으로 브랜드감귤 출하시기를 앞당김으로써 출하기간이 연장돼 집중출하를 방지하고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어 농가소득을 3~4배 증대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브랜드 감귤 생산량을 늘려야 할 때이다. 또한 농가들도 오래된 고정관념을 버리고 제주의 기후와 지형에 맞는 기술을 도입해 나가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