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칠십리음식특화거리 활성화 방안

송산동에 조성된 ‘칠십리음식특화거리’는 천지동 ‘아랑조을거리’와 더불어 또 다른 서귀포의 대표 먹거리 골목이다. 천지연 광장에서 정방폭포 입구 서복전시관까지 1.2km 남짓한 이 거리에는 현재 40여개의 음식점이 밀집돼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감소해 침체된 분위기다. 서귀포~녹동, 서귀포~여수 간 정기여객선 취항을 앞두고 이 일대 상인들은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거라고 기대하며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음식특화거리 선포 3년째= “초창기 이 거리는 지역균형발전에 어긋나듯 많이 낙후돼 있어요. 단지 도나 시의 정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살 궁리를 해보자’라는 책임감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칠십리특화거리 추진위원장이였던 강희남 위원장은 <서귀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칠십리길 40여개의 음식점은 지난 2008년 3월 ‘음식특화거리’를 조성키로 뜻을 모았다. 이는 가격거품 인하는 물론, 최고의 친절, 청결, 지역 특산물 별미를 유지한다는 약속에 가깝다.

그는 “힘들었죠. 시장 물가는 꾸준히 오르는 데 이에 역행하듯이 가격 거품을 빼라는 도의 주문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어요. 송객수수료도 거절하다 보니 손님 30%가량이 줄었죠. 미래는 불확실한데 당장 손해를 봐야 되니까 선뜻 나서는 사람들은 드물었고….”라며 40명이 넘는 업소 주인들을 설득하고 여러 의견을 수합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했다.

칠십리 음식특화거리

칠십리 음식특화거리

지난 2008년 10월 음식점 업주 42명과 함께 천지연 광장에서 정방폭포 입구 서복전시관까지 1.2km를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로 선포, 당초 이 일대 활어횟집들은 관광객 송객수수료 근절과 음식 가격 20∼30% 인하를 결의해 현재까지 실시하고 있다.

홍보용 대형아치와 더불어 안내도, 천지연다리 입구부터 서귀포수산마트 앞까지 200m 구간 벽면에 칠십리음식특화거리를 상징하는 LED 조명과 소남머리 소공원 내에 벚꽃 LED 조명 등을 설치했다.

■칠십리는 아직도 공사중= 칠십리음식특화거리에는 생선회, 구이․조림, 뚝배기, 한․정식, 흑돼지, 복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지만 사람들이 찾는 곳은 따로 있다. 이곳들은 맛 집으로 입소문이 나거나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알려져 많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항구 주변으로 횟집들이 주로 분포돼 있는 만큼 업소들의 맛 개발과 특색 있는 업소 육성이 필요하다.

이보다 풀어야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작년부터 칠십리음식특화거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다. 제주도는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12억원을 들여 음식점이 밀집한 서귀포시 송산동 소남머리∼자구리 포구 1.2km 해안을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정비사업을 벌인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공사는 진행 중이다.

공사중인 칠십리 음식특화거리

이 구간에 제주의 토속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돌담길과 해안 산책로, 잔디 광장, 벤치 등을 설치하고 바다와 계곡이 어우러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송산동 수원지 건물 옥상에 전망대도 만들 예정이다. 주변 소나무 숲 등에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산책이나 관광이 가능하도록 하고 지하수가 해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 주변 노천탕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실제로 찾아가본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런 풍경에 음식거리인지 공사장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공사가 장기간 이뤄지면서 이곳 업주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칠십리 특화거리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연안정비 사업을 통해 녹지공간과 친수공간, 휴식공간이 조성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연이어 도로확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먼지가 날리고 대형 공사차량이 날마다 지나다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조속히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 음식특화거리 음식점에도 상당한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

■여객선 취항 앞둬 활성화 모색해야 =서귀포~녹동, 서귀포~여수 간 정기여객선 취항을 앞두고 이 일대 상인들은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항구에 가보면, 대부분 항구 주변으로 수산시장이 조성돼 있다. 싱싱한 활어회를 먹기 위해 다들 항구로 모인다. 회를 떠서 야채에 자연산 활어회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모두 조성돼 있다.

이들 모두 활기차다는 것. 하지만, 서귀포항은 다른 항구들에 비해 침체된 분위기다. 천지연, 새연교, 정방폭포를 낀 지리적 특성을 가진 이와 연계해 관광객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관이 주도하고 민이 참여하는 방식은 사업이 종료되면 즉 행정의 지원이 멈추면 대부분 흐지부지된 사례가 많기 때문에 상인들의 자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방안을 행정과 상인들이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한 업주들의 자율적인 노력, 즉 개선의지도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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