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돋보기]산후조리원 하나 없는 서귀포시
관내 분만가능 산부인과 단 3곳

가임여성 양모씨 “첫애는 친정부모 두분께서 목욕시키고 국 끓이는 것 해주셨구요. 미역국이나 옥돔국을 많이 먹었어요. 한약도 개인적으로 따로 해 먹었구요. 비용은 청소 해주시는 분 한번 올 때 3만원씩 한달에 20만원 정도. 한약은 50만원 정도였구요.”
가임여성 김모씨 “실상 둘째 산후조리는 의미가 없어요. 큰 애에 대한 육아 때문에 남편이 도와준다해도 남편에게 맡기기만 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훌륭한 남편들이 별로 없거든요. 시어머니가 편하지도 않고, 기저귀 빨아주고, 음식만들어 주시고 하면 저녁에 혼자 있는게 편하기도 하고 둘째에 대한 산후조리는 개념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가임여성 김모씨 “산후 조리는 한달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처럼 산후조리원 비용이 비싸지 않으면 많이들 이용할 것 같아요. 다들 부모님이 일 나가고 그러는데 저출산과 맞물려 시간경제적인 것이 해결되면 많이 이용할 것 같아요”
 
위의 내용들은 현재 서귀포시에 거주하고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인터뷰 내용들이다.
대부분의 가임여성들이 산후조리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고, 공공산후조리원의 필요성에 공감도가 아주 높았다.

 

서귀포시에는 현재 1년에 1500명 가량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서귀포시의 많은 산모들이 건강한 출산과 산후조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주시로의 장거리 이동 및 원정출산을 감소해야 하는 실정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의 설립 요구가 높다.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은 지난 3월과 4월 (주)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출산 및 산후조리에 대한 서귀포시 가임여성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서귀포시 거주 가임여성 348명이 응답했고,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전문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사회도향연구소 김진실 연구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서귀포시 지역에 공공산후조리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서귀포시는 분만가능한 산부인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내 분만비율이 20%대에 머무는 분만취약지역으로 전국 52개 분만취약지역 중 유일한 시 단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귀포시의 출산율은 1.52로 제주 전체 출산율 1.38이나 전국 출산율 1.15에 비해 높은게 현실인데 출산율이 낮아서 분만취약지역이 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출산 환경이 열악해 제주시로 원정출산을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서귀포시의 가임여성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 임신 중인 여성 33명 중 단 5명(13.2%)만이 서귀포 출산을 계획하는 등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귀포여성들은 출산을 준비하며 제주시까지 진료를 나가야 해 시간과 비용을 더 들이는 실정이며,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려면 가족과 떨어져 있거나 가족들이 제주시까지 찾아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산후조리원의 설립은 단순히 산후조리원이 없기 때문에 설립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열악한 서귀포의 출산산후조리 환경의 개선 및 지역사회와 경제의 활력을 유도하고, 출산여성 및 그 가족들에게 안정감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개 때문에 귀포시에 공공산후조리원이 필요성하다고 역설했다.

제주시 소재 A 산후조리원 내부모습.

 
법적제도적 검토사항으로는 산후조리원은 모자보건법의 규정에 따라 운영되는데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도지사에게 신고하도록 되어있으며, 민간사설의 성격이 아닌 공공적 성격으로 운영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서귀포 가임여성 설문조사에 따르면 348명의 응답자 가운데 84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했고, 임신중인 33명의 산모 가운데 17명이 산후조리원 이용을 계획하고 있는 등 앞으로 산후조리원의 수요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에 산후조리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97.3%로 산후조리원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이용의사가 높음이 확인됐다.
 
김 실장은 서귀포시에 산후조리원을 설립하게 될 경우 서귀포시의 산모와 출산가족의 건강과 안정감을 고취하게 되고 열악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증대, 여성 재취업 활성화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출산율 2.0 제주플랜을 세우고 1단계 추진계획을 확정해 추진중이다. 이 계획 중에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서귀포시에 우선해 짓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따라 제주도에서는 서귀포의료원 신축사업에 공공산후조리원 포함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이 오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신축계획을 수립중임에 따라 서귀포의료원에서 운영하는 형태로 설립이 가능하며, 그 외의 다른 설립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박형근 교수는 도내의 병원들은 365일 상시 분만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춘 곳이 없는 실정이어서 고위험 산모들에 대한 대응역향이 취약해 타 지역보다 분만 관련 의료사고 발생율이 높다며 산모 및 신생아에 대한 상지적 대응능력을 갖춘 산부인과 전문센터를 지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태 제주발전연구원 초빙연구원은 공공산후조리원 도입은 출산 환경을 개선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산후조리원 이용에 대한 지원을 제주시서귀포시 모두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존 조리원의 시설 이용에 대한 공공성을 제고하는 것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제주도에는 8개의 산후조리원이 있는데 모두 제주시에 위치해 있다. 서귀포시에는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3개 병의원에 분과해 산후조리원 이용계획이 없더라도 제주시의 병원을 다니는 산모가 많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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