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무·봄배추 재배 농가는 피멍…서귀포 1차 산업 희비 엇갈려

 

■ 월동무 농가 피멍, 마늘 농가 함박웃음

제주산 월동무가 과잉 생산돼 처리난을 격으면서 농민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지난해 말 구제역 여파로 돼지값이 사상 유래없는 고공행진을 하면서 양돈농가들이 함박웃음을 짓는 등 올해 서귀포시 1차산업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 밭작물인 월동무는 서귀포 동부지역이 주산지로 최근 무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18㎏에 6500원 안팎으로 2007년 평균가격 9700원, 2009년 6900원, 2010년 1만7000원에 비해 값이 많이 떨어졌다.

이처럼 월동무 값이 곤두박질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급증한 탓이며, 무 수확철 비 날씨가 많아 상품성마저 떨어졌다.

올해 제주산 월동무 생산예상량은 24만6670톤으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다. 전국 가을무 생산예상량도 55만8000톤으로 지난해보다 18% 늘었다.

11월 하순부터 출하돼야 할 제주산 무가 육지부 무 출하량 증가로 출하되지 못하면서 상품성이 떨어져 농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애써키운 월동무를 밭에서 폐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으며, 한 해 건너 농작물 값이 반의 반 값으로 폭락하는 현실 앞에 농민들을 할 말을 잃고 있다.

성산읍 지역에서 월동무를 재배하는 농민 A씨는 “중간상인과 계약을 했는데 수확할 때가 지났는데도 상인이 연락도 안돼고 나타나지도 않는다”며 “밭에서 애서키운 월동무를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는 대정안덕 지역에서 마늘과 배추 농가의 표정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정읍이 주 산지인 마늘은 올해 작황도 좋고 가격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농가 수익 증대에 한 몫을 했다.

올해산 마늘 수매단가는 3030원으로 지난해 2400원에 27%나 상승해 마늘농사 최고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월동무와 마찬가지로 지난 5월 배추 농가도 울상이었다.

봄배추 수확은 보통 5월경에 진행되는데 올해는 배추 수확시기에 값이 폭락해 계약재배(밭떼기)한 상인들이 배추를 뽑아가지 않아 대정안덕지역 배추밭은 모두 갈아엎는 상황이 벌어졌다.

올해 봄배추 재배면적은 160㏊로 지난해에 비해 23% 증가했고, 지난해 포기당 1만원 가까이 하던 배추값이 올해는 300원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 한우값 끝없이 추락 … 돼지값 고공행진

축산업 분야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말 구제역 여파로 인해 돼지값은 고공행진을 하며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한우값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서귀포시축협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지육 1㎏의 평균 경락가격은 6000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200원에 비해 1800원이 오른 것이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돼지고기 지육 1㎏의 경락가격이 7700원에 달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돼지값 상승은 타 지방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제주를 제외한 전국적에서 모두 331만8298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기 때문이다.

축협 관계자는 “올해 돼지값 파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나 구제역의 영향으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게 됐다”며 “대부분의 양돈농가들이 지난해에 비해 마리당 10만원 넘게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돼지고기값 형성은 다시오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한우가격은 끝없는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한·미FTA 타결 시점부터는 하락세가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 5월 170만원대에 거래되던 5개월령 한우송아지(암)가 11월에는 130만원대로 하락했다.

축협 관계자는 “5개월간 송아지는 키우는 생산원가는 130만원 정도”라며 “최근 송아지 가격은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인데 한·미FTA 타결 이후부터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귀포시 관내에는 460여농가에서 1만5000두의 한우와 80여농가에서 14만여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 어획량은 줄어도 위판액은 증가

수산물에서는 갈치와 방어 등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멸치는 늘어났다.

지난 10월말까지 서귀포 관내 3개 수협(서귀포-성산-모슬포) 위판실적을 조사한 결과, 주요 어종별 위판가격(10kg)은 전년도에 비해 갈치 14만2000원(11만7000원) 20%, 옥돔 22만3000원(15만1000원) 48%, 오징어류 7만6000원(4만8000원) 58%, 조기류 8만1000원(7만원) 15% 등 전반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한달 동안의 위판실적은 2만906톤-1829억원으로, 지난해 1만5507톤-1616억보다 4499톤(34%), 213억(13%)이 증가한 수치다.

주요 어종별로는 조기류가 621톤(50억원)으로 전년 동기 43톤(3억)보다 무려 위판량 14배, 위판액 16배나 증가했는데, 이는 한림수협에서 하던 위판이 모슬포수협에서도 올해부터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대 물량인 갈치는 1만740톤(1530억)으로 지난해 1만2153톤(1418억)보다 위판량 12%감소, 위판액 8% 늘어났다.

일시적 다어획 어종인 멸치는 4248톤(17억7000만원)로 지난해 503톤(1억9000만원)보다 위판량이 8배, 금액은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수협으로 구분하면 서귀포수협이 6219톤, 830억원으로 575톤 감소했지만 61억이 늘어났다. 성산포수협은 9003톤, 819억원으로 물량, 가격 모두 2058톤, 106억 증가했다.

모슬포수협은 5684톤, 179억원으로 최대 위판증가량(3916톤)을 기록했다. 위판액은 45억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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