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요람, 작은도서관> 2. 경기도 부천시 작은도서관
공립문고 형태…도서관마다 전문사서 배치
전국적으로 작은 도서관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마을의 작은 유휴공간을 활용해 도서관으로 꾸미는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책읽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에서 동네의 작은 도서관을 독서와 문화활동의 요람으로 조성하고자 의욕적인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마을회를 중심으로 공립과 사립 작은 도서관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설립 초기여서 운영과 관리면에서 시행착오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문화관광체육부가 정한 국민 독서의 해. 서귀포시에 들어선 작은 도서관이 범시민 독서운동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방안을 국내외 선진사례를 토대로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부천시민들, 작은도서관 의제로 채택= 지난 2000년, 경기도 부천지역에 의미있는 움직임이 일었다. 바로 동네마다 작은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시민기업시의회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가 그 첫 신호탄을 쏘았다. 지방자치 정책형성에 시민들이 참여해 의제를 선정하고 비전을 제시ㆍ실천하기 위해 결성된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는 동네마다 공립문고 작은도서관 만들기를 의제로 채택해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같은 시민의 제안을 의회와 행정이 받아들여 작은도서관 만들기 운동이 시작됐다.
현재 부천에는 14곳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부천에 작은도서관이 들어서게 된 건 지난 2002년부터였다. 기존의 사립문고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부천시립도서관의 지원 등 민ㆍ관이 협력해 심곡복지회관 복사꽃필무렵 작은도서관, 고강복지회관 도란도란 작은도서관, 원종복지회관 새싹어린이도서관 등 3곳의 문을 처음 열었다. 작은도서관 만들기 운동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은 11곳이 더 늘어났다.


▷고사리손부터 80대 노인까지= 부천의 작은도서관은 대부분 주민센터와 복지회관 내에 위치해있고 교회ㆍ시민단체ㆍ고등학교 내에도 들어서 있다. 부천의 작은도서관은 공립문고이다. 작은도서관의 인건비 등 예산은 시가 지원하고 운영은 기관이나 비영리단체 등 민간이 맡는 민ㆍ관 분담과 협력 형태이다.
지난달 28일 찾은 도란도란 작은도서관도 복지회관 내에 위치해 있었다. 동네 곳곳에서 들려오는 도란도란 책 읽는 소리란 의미로 이름이 붙여진 이 작은도서관은 고강복지회관이 운영을 맡아 지난 2002년 4월 복지회관 2층에 문을 열었다. 도서관 주변이 주택가이고 복지회관 건물 내에 동주민센터도 함께 있어 이용자 수가 많고 연령도 고사리손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도란도란 작은도서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도서관의 1일 평균 이용자수는 130명으로, 연 이용자수는 3만3698명으로 집계됐다. 이용자가 많아지자 지난 2008년에는 기업이 후원하는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 지원사업에 선정돼 도서관 내부를 리모델링해 기존 15평 규모에서 45평으로 늘어났다.
윤정애 도란도란작은도서관 사서는 고강동는 십년이란 시간 속에 작지만 따뜻한 변화가 함께 하고 있어요라며 이처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주민들의 일일생활권에 위치한 도서관으로, 지역의 다양한 네트워크와 연대해 지역의 독서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 다문화문고 등 지역 실정에 맞게= 부천에는 도서관마다 전문 사서를 채용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다. 규모가 작더라도 도서관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공공도서관의 위상을 갖출 수 있다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또, 시립도서관과 연계해 실시하고 있는 상호대차서비스도 눈에 띈다. 동네 작은도서관에서 대출 신청만 하면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시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의 책을 언제든 빌려 볼 수 있다.
이와더불어 14곳의 작은도서관 사서들이 주축이 돼 부천시 작은도서관 협의를 구성해 공공도서관과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매년 진행되는 행사와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도서관마다 동네에 맞는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심곡복지회관 복사꽃필무렵 작은도서관의 경우에는 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위해 다문화 순회 문고를 만들었다. 한국으로 와 자국어로 된 책을 구하기 힘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비록 책이 많지는 않지만 조금이나마 안식처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이렇게 부천은 동네에서 누구나 언제든지 걸어가서 책을 읽거나 빌릴 수 있고 마을 얘기를 하는 사랑방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 본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연재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