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의 요람, 작은도서관> 3. 전남 순천시 작은도서관
46번째 작은도서관 문열어...전국 최초 한옥도서관 눈길
전라남도 순천시는 도서관의 도시로 통한다. 지난 2003년 전국 제1호 기적의 도서관을 열면서부터였다. 1968년 순천시립도서관 개관 이후 40년간 중앙관과 연향관 2곳뿐이었던 도서관은 기적의 도서관 개관 이후 공공도서관 6곳을 포함해 50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같이 순천시가 도서관 천국으로 바뀌게 된 건 동네마다 작은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 읍면동 곳곳까지 들어서다= 순천시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는 10분 이내 거리에서 시민 누구나 책을 접할 수 있는 도서관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2004년부터 시작했다. 매년 5~6곳씩 문을 열어 어느덧 46개의 작은 도서관을 갖췄다. 한옥글방, 풍덕글마루 등 시 직영 2곳을 제외한 나머지 44곳은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다.
순천의 작은도서관은 관주도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시립도서관과 접근성이 좋지 않은 읍ㆍ면ㆍ동 지역 마을회관, 아파트관리사무소, 주민자치센터 와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 내 짜투리 공간 등을 활용해 작은도서관을 설치했다. 시가 리모델링비, 인건비, 프로그램비,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마을부녀회, 아파트부녀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거나 작은도서관의 실무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를 공모해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 지원하고 있다.


인건비,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도서관별로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조성이 필수다. 이는 작은도서관 실제 운영자들의 의지를 통해 도서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다.
순천시 도서관운영과 관계자는 "도서관은 원칙적으로 자활의지가 강해야 하고 시에서는 일부 지원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 문화의 거리에도 작은도서관 개관= 지난달 28일 순천시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한옥글방을 찾았다. 행동 문화의 거리 내에 위치한 이 작은도서관은 지난 2008년 1월 개관했으며 전국 최초의 한옥 도서관으로 유명하다. 마당이 있는 한옥 한 채가 문화의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대지 595㎡, 40석 규모에 소장 도서만 3000권 이상이다. 한옥이 주는 편안함과 도서가 많은 때문인지 하루 80∼100명이 이곳을 찾는다.
한옥글방 관계자는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닌 공연, 프로그램 등을 통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공유하는 장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곡동 봉화 호롱불 작은도서관도 찾아갔다. 금강메트로빌 임대아파트 관리동에 위치한 이곳은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아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문화와 정보교류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시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 스스로 힘을 모아 운영하고 있다.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도서관 운영 기금과 어려운 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도 한몫을 하고 있다. 영어원어민반, 종이접기, 한국사, 쿠키만들기, 독서모임 등 주 5일간 빼곡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강사도 대부분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해 이뤄지고 있다.
▷ 도서관은 계속 늘어나는데= 순천의 작은도서관 대부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는 산적하다.
우선 작은도서관의 설립 성격과 지원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동일 성격의 아파트 단지 내에 도서관을 설치하는 경우 시비 지원 또는 자부담 등 지원기준이 없고 시소유 건물에 설치 운영하는 방법과 민간이 설치한 경우 등 설립기준과 지원방법이 다르나, 획일적으로 보조금을 지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해 늘어나고 있는 작은도서관에 대해 모두 지원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도서관별 운영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하나 운영자에게 맡겨두고 무관심한 도서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순천시는 이런 부분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작은도서관 평가 시스템을 마련했다. 운영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원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다. 재정자립도, 운영위 활동사항, 자원봉사, 장서관리 이용실적, 프로그램 및 동아리 운영 등을 1년 마다 평가해 우수 도서관에 대해서는 도서구입, 프로그램비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활성화가 불가능한 도서관은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특히, 운영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분기별 1회 이상 운영위원장과 운영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활성화와 운영 경비 마련 등을 위한 소액 기부제도, 정기적인 바자회 개최 등 도서관의 자구 노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 본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연재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