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학부모들 만족, 교육환경 개선성과
대학생 통학버스는 호응 속에도 중단위기
서귀포시가 고교생들의 통학편의를 위해 심야시간 대에 통학버스를 운행함으로써 시민들의 호응을 넓혀가고 있다.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향상시킴은 물론, 자가용 운행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도 감소시키면서 시민들에 필요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 첫 도입한 대학생 통학전용 버스는 대학생과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나 중단 위기에 처해 있어 지속적인 운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 인문계 고교에 심야 공영버스 투입
서귀포시는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관내 인문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거쳐 2010년 10월부터 심야시간 대에 공영버스를 본격 운영하고 있다. 심야시간 대에 대중교통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탓에 야간학습을 받는 학생들이 부모님의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 귀가하는 탓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많은 데 따른 것. 또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마지막 대중교통 운행시간인 저녁 9시 이전에 일찍 귀가함으로써 교육기회 상실로 인한 소외감도 큰 편이었다.

이에 명품 교육도시 육성을 시정의 주요 목표로 내건 서귀포시는 제주시 고교 전출에 따른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교육환경 개선에 본격 나섰다. 교육 수요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불편 해소를 위해서는 심야시간 대에 공영버스 운행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2010년 10월부터 시내권 4개 일반계 고등학생 3학년 학생 990여명을 대상으로 토, 일 및 방학기간을 제외하고 심야학습이 끝나는 저녁 11시부터 12시30분까지 공영버스 2대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심야 공영버스는 운행 직후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에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2011년에는 5대, 올해에는 6대로 증차가 이뤄졌다. 또한 운행노선도 당초 남원 방향(남주고, 서귀포여고 출발), 안덕 방향대(남주고, 삼성여고 출발), 시내방향(남주고 출발)에서 동부권은 남원읍 태흥2리까지, 서부권은 안덕면 덕수 조각공원까지 운행하고 있다.
▽ 학습효과 상향, 학부모 경제부담 감소
심야시간 대 공영버스 운행은 서귀포시가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시민들의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
12월 14일 현재 심야 공영버스는 지난 3년간 350일 운행되면서 연 인원 6만6735명의학생 운송실적을 보였다. 1일 평균 190명이 이용한 셈이다.
특히 종전에는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귀가시키기 위해 1일 평균 164대의 자가용을 운행했으나, 심야 공영버스가 운행한 이후에는 학부모의 자가용 운행이 1일 평균 58대로 무려 64.6% 줄어들면서 엄청난 자가용 운행억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일일이 자가용으로 데리러 가는 불편이 해소되고 유류비가 절감되면서 학부모 경제적 비용절감 효과가 2억7100만원에 달하고 있다. 학부모 1인당 소요시간 28분에 6만7041리터의 유류사용을 줄이면서 학부모 1인당 256만원의 경제적 비용을 줄인 셈이다.
이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산출했을 때는 무려 10만7936kg으로 3년간 나무 1만92746그루를 식재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교육환경 개선에 힘입어 제주시권 고교 진학률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서귀포 학생 가운데 제주시 소재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2010년 222명에서 2011년에는 190명, 올해는 166명으로 지난 3년간 1.9% 줄어들었다.
서귀포시가 지난 8월 심야 공영버스 이용학생 1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의 46.1%가 심야 버스 운행이 제주시권 고교 진학감소와 연관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의 92.6%가 심야버스 운행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함으로써 심야 버스가 운행 3년 만에 시민들의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귀포시 건설교통과가 시행하는 이번 ‘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버스노선 개설’은 시책은 지난 24일 서귀포시와 서귀포시비전자문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2012년 시정 최고시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시 건설교통과는 이번 시책의 성공 요인으로 공영버스 운전직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봉사노력,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한 행정의 적극적인 의지와 철저한 사전수요조사를 꼽고 있다.
▽ 대학생 통학버스, 지속 운행돼야
서귀포시는 고교생들에 이어 올해에는 대학생들의 통학편의를 위해 대학생 통학전용 버스도 도입 운영했다. 제주시권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의 귀가 지원을 위해 시외버스 업계에 위탁해 심야 시간대에 시외버스 1편을 연장 운행하는 방식이다.
대학생 통학전용 버스는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운행되면서 연 인원 1만2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평균 50명이 이용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통학전용 버스의 이용객 가운데 대학생 못지 않게 직장인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 서귀포시의 시외버스는 밤 9시30분이 마지막 출발시간대여서 그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을 불편을 겪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 2월부터 항공기 마지막 편 도착시간에 맞춰 제주공항을 출발한 제주시 서부, 서귀포시를 경유하는 공항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 통학버스는 시외버스 업계에서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계속 운행을 꺼리고 있어 내년부터는 계속 운행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시외버스 업계에서는 통학버스가 마지막 편 버스에 비해 이용자 수가 매우 적은 데다, 버스기사들이 연장운행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지속 운행을 기피하고 있다.
이와관련 시민들은 서귀포시가 최근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대학생이나 시민, 관광객들을 위한 대학생 통학버스 형태의 심야 버스운행이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들은 고교생 심야버스의 성공적 운영을 토대로 대학생 통학버스를 민간위탁이 아닌, 서귀포시 직영으로 운행하는 방안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