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회관 서귀포문화원, 구닥다리 건물
서귀포예술단도 체육관 지하에서 공연연습

서귀포시가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과 단체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 전시관람 시설은 비교적 잘 갖춰졌으나, 시민과 단체들의 공연 및 연습공간은 크게 모자라 문화예술 저변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서귀포시의 대표적 문화 체육공간인 서귀포시민회관이 대표적 사례다. 시민회관은 1972년 동홍동 453-1번지에 건축연면적 1623㎡,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전문공연장이 전무한 지역여건에서 도심에 위치한 이점으로 그동안 각종 문화행사와 체육공간으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올해로 42년째에 접어들어 시설 노후화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주변에 서귀포소방서와 야학기관 등이 위치한 탓에 장기주차 차량도 큰 행사 때마다 참가자들이 불편을 겪으며 시민들로부터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

지역문화 계발, 연구조사 및 문화진흥 역할을 맡는 서귀포문화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1995년 창립 이후 2000년부터 시민회관 2층 복도의 148.5㎡의 공간에서 13년째 더부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공간이 워낙 비좁다 보니, 배드민턴 동호인들과 더불어 무용• 스포츠댄스• 가요• 민요 등 문화학교를 시민회관 1층 공간에서 오전, 오후에 나눠 사용하고 있다. 향토역사교실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인근 서귀포소방서 회의실을, 서예교실은 소암기념관을 빌려 쓰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민회관과 서귀포문화원은 서귀포시 문화예술의 산실 역할을 하는 공간임에도 전국적으로 가장 시설이 열악한 편이어서 시민들의 자존심에도 적잖은 상처를 심어주고 있다. 최근 김재봉 서귀포시장의 읍면동 연두방문과 제주도의회 업무보고 시에도 일부 주민과 도의원들은 시민회관과 문화원 건물의 신축 또는 이전방안을 중점 제기한바 있다.

도립 서귀포예술단도 연습공간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제주시예술단과는 달리 서귀포예술단은 번듯한 연습공간이 없어 창단 이래로 서귀포합창단과 서귀포관악단은 88올림픽체육관 강당과 지하에서 10여년째 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구심점인 서귀포예총도 김정문화회관 지하공간을 사무실로 쓰고 있다.
이에 일부 시민과 문화예술단체들은 올 하반기에 개관 예정인 서귀포종합문예회관을 연습공간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종합문예회관의 경우도 공연전시 위주로 설계돼 있어 서귀포예술단 외에는 입주가 힘든 형편이다.
일부 단체들은 최근 서귀포시가 변시지미술관 건립 대신 옛 시교육청 부지에 조성 중인 복합문화공간에 연습공간이 확충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회관과 서귀포문화원 시설이 낡고 비좁아, 시민들이 크게 불편을 겪고 있어, 앞으로 시민회관 철거 후 새 건물을 짓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안, 복합문화공간과 연계하는 방안 등에 대해 다각도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