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동안 한결같이 동네 빵집을 꾸릴 수 있어 나름대로 보람을 갖고 있습니다.”

박덕진 한라베이커리 대표(61)는 최근 동네 빵집이 시련을 겪고 있지만, 힘이 닿는 한까지 고객들이 즐겨 찾는 단골가게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한다. 큰 욕심을 버리고 즐거운 자세로 빵을 만들다 보니, 그런대로 알찬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는 오랜 기간 동네 빵집을 이럭저럭 꾸릴 수 있던 것은 봉사활동을 통한 인연 때문인 것 같다고 회고한다. 20여 년 동안 고아원이나 장애인시설 원생들에 봉사활동과 더불어 제빵기술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들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빵기술을 얻을 때가 많았다고 떠올린다.

일부 원생들은 제빵기술을 익힌 뒤 1990년 대 이후 시내 곳곳에 제과점을 차리면서 나름대로 자립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일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은 지금도 각종 행사 시 자기 가게에서 다량의 빵을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다소 여유가 있을 때 장애인들에 나눔을 제공했지만, 요즘은 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면서 나눔의 가치를 실감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제빵기술 하나 만으로 세 명의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는 그는 38년 제빵 인생은 보람의 나날이었으며, 결코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했던 동네 빵집들이 최근 하나 둘 문을 닫아 가슴은 아프지만, 하나 남은 동네 빵집 1세대로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그는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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