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염원인 서귀포 종합문예회관 건립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남지역의 열악한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이라는 건립취지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공사연기, 밀실행정 등으로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2009년에는 건립 기공식 단 하루만 성대하게 치른 뒤 오랜 기간 공사를 멈춰 시민들을 분노에 빠뜨린 바 있다.

종합문예회관 건립문제가 계속 꼬이고 있는 것은 정치적 요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임 도정이 핵심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첫 삽을 뜨게 됐으나, 도정이 바뀌면서 추진동력이 쇠퇴해지는 느낌이다. 가뜩이나 현 도정의 공약추진을 위한 사업 추진이 만만치 않은 터에, 전임 도정의 사업 마무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십상이다.

문예회관 건립은 출발부터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2010년에 감사위원회는 행정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사업을 발주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또한 공사기간이 늘어남에도 예산을 승인함으로써 예산의 낭비사례라는 감사결과도 뒤 이어 제시됐다. 하지만 종합문예회관은 이러한 감사결과를 비웃듯 수 차례 연기를 거듭하면서 공정률 첫 삽을 뜬 지 4년이 되도록 공정률이 겨우 59%에 머물고 있다.

제주도정의 밀실 행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종합문예회관 건립에 여전히 기대가 높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그동안 준공 이후 활용방안에 대한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인근 삼매봉공원이나 칠십리시공원과의 연계 여부, 옛 평생학습센터 건물 등 기존 문화시설과의 역할정립, 문화예술 단체 참여방안 등 논의사항이 여전히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다.

서귀포시정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사업이라 팔짱을 끼고 있고, 제주도는 준공시점이 충분히 남아 있어 활용방안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이라는 종합문예회관 문제에서 시민들은 언제나 바깥에 머물러 있다. 세계적 예술품 카사 델 아구아 건물이 무참히 뭉개지고, 종합문예회관은 4년 째 건립중인 시점에서 행정은 서귀포시를 문화예술 도시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계속 외쳐대고 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