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를 목표연도로 한 서귀포시 공원녹지기본계획이 최근 윤곽을 드러냈다. 2010년 4월부터 용역에 들어가 3년 여 동안 의견수렴과 전문가의 손질을 거쳐 햇빛을 보게 됐다. 서귀포시가 최근 시정의 슬로건으로 ‘세계최고의 녹색휴양도시’를 내걸은 터여서 용역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행정에서 발주하는 용역들이 그러하듯이, 이번 공원녹지기본계획 용역 내용도 전반적으로 시민들의 기대에는 미흡한 듯하다. 기후변화, 웰빙시대를 맞아 공원녹지 분야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으나, 눈에 띄는 청사진이나 대안은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녹색시대에 대비한 대응전략과 함께 공원녹지 확충·보전·관리·이용 방향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선언적 의미로 채워진 느낌이다.

그럼에도 서귀포시의 기존 공원녹지 정책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부분이 더러 있어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서귀포시의 도시공원 면적과 비율은 전국 상위권인 데도 생태 문화 등 지역특성을 반영한 공원 조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도심공원이 더 이상 시민들만 이용하는 쉼터가 아니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도록 서귀포만의 색깔을 담아내라는 주문인 셈이다.

원도심 지역인 정방동 일원을 중점 녹화지구로 지정하려는 방안에도 눈길이 쏠린다. 주차수요가 부족하고 녹지공간이 전무한 원도심 일대에 주차공원 조성, 가로수 정비, 보행환경 개선을 통해 도시녹화 모델을 구체화하고 시민들의 녹화의식 향상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원도심 일대 주요도로에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는 시점에서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획기적인 녹색사업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이번 용역에서는 시민들의 공원녹지에 대한 의식변화도 느낄 수 있다. 대표적 도심공원인 새섬과 삼매봉공원의 향후 개발방안에 대해 시민들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소극적 개발 또는 현 상태 유지를 크게 선호했다. 종전의 시설물 설치위주의 개발 관념과는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녹색휴양 도시를 추구하는 서귀포시의 앞날에 서광을 비춰주고 있는 듯하다. 시민들의 이러한 의식변화를 토대로 서귀포시도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고 싶은 서귀포만의 명품 녹지공간을 창출하는데 행정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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