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서귀포, 칠십리 책방> 3. 안소영의 '책만 보는 바보'

서귀포신문과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는 시민들에 건전한 독서문화 여건을 조성하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책읽는 서귀포 칠십리 책방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2012~2013 서귀포시민의 책읽기 선정도서를 중심으로 책 소개와 독자 대담으로 구성된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움직이듯, 매월 2차례 선보이는 이번 코너가 시민 전체의 행복과 서귀포시 발전에 기여하는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세 번째 책- 책만 보는 바보

이 책은 조선시대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서자로 태어나 신분제의 굴레가 가져다주는 슬픔과 처절한 가난 속에서도 책 읽기로 시련을 견딘 간서치(看書痴) 이덕무와 그의 벗들에 대한 이야기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1761년에 집필한 간서치전-책만 보는 바보라는 자서전에 매료된 저자는 사실과 상상을 바탕으로 이덕무와 그의 벗들인 조선후기 실학자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박지원, 홍대용과 협객 백동수 등을 우리 곁으로 불러낸다. 더 나아가 개혁군주 정조와 18세기 조선, 그 시대상을 담아냈다. 안소영 저/1만3000원/보림출판사.

책읽는 서귀포, 칠십리 책방에서는 2012-2013 서귀포시민의책읽기 선정도서를 읽은 독자와 만나 대화를 나눈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남원중학교 3학년 김보은 양. 날 좋은 토요일 오후, 남원에서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사이에 두고 유쾌한 데이트를 진행했다.    
 

안재홍(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이하 안)=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보은= 안녕하세요. 책만 읽는 바보의 이덕무처럼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인, 남원 중학교 3학년 김보은(이하 김)입니다.
 

안재홍= 독서의 즐거움은 지식의 축적이 아닌 위로와 위안 이라고 하는데 어떤가요? 독서의 즐거움은 무엇입니까.
김보은= 누군가는 책을 읽는 것이 부담스러운 숙제이거나 혹은 일처럼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는데요. 저에게는 치열한 시험이 끝나고 제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보상해 주는 따뜻한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마치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처럼요. 그래서 독서는 제 자신에게 주는 상이며 달콤한 잠깐의 휴식입니다.

안재홍= 책만 읽는 바보는 언제 어떤 경위로 접하게 되었나요.
김보은= 학교 역사 수업 중에 조선의 실학자에 대해 배웠어요. 그래서 유형원, 이익, 박제가, 박지원 등 실학자에 알게 되었지요. 그 때 실학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찾아보니 책만 읽는 바보라는 이 책과 이덕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안재홍= 이덕무가 독서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보은= 아무래도 서자라는 신분의 한계가 독서에 집중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요. 서자였기에 양반도 평민도 아닌, 어디에서도 소속되기 힘든 신분의 한계가 그를 더욱 독서에 집중하게 하지 않았을까요. 결과적으로 서자라는 신분의 한계, 즉 단점이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안재홍=  이덕무는 서자라는 단점을 독서를 통해서 극복했습니다. 그렇다면 김보은 양이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과 극복하는 방법은? 김보은= 제 단점은 할 일을 자주 미룬다는 거에요. 이런 나쁜 습관 때문에 계획한 것을 잘 지키지 못합니다. 해결방법은 제가 존경하는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위인전을 읽으면 많은 도전이 되지요. 제가 퀴리부인을 존경하는데 그분의 위인전을 보면 이렇게 부지런히 연구하고 노력해야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안재홍=  이 책에서 꼭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 있다면 말해 주겠어요.
김보은= 박제가가 백동수에게 쓴 편지 중에 차마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저절로 말하게 되는 것, 여기에 벗과의 진정한 사귐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도 친구를 사귈 때 좀 깊게 사귀는 편인데 깊게 사귀면 제 비밀을 그냥 저절로 이야기 하고 있더라구요.
 

안재홍=  이덕무가 책을 읽는 이로움에 대해서 4가지 이야기 했는데요. 보은양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보은= 날씨가 추울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의 기운이 스며들어 떨리는 몸이 진정되고 추위를 잊을 수 있다라는 이로움에 대해서 전적으로 찬성해요. 저 역시 이와 비슷한 경험으로 추위를 잊어본 적이 있거든요. 집중 혹은 몰입이라는 것이 무언가 어려움을 잊게 하고, 나아가 이것을 극복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안재홍=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요.
김보은= 실학이라는 것이 단지 학문에만 국한되지 않고 당시에 좀 더 힘이 있는 사상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랬다면 조선후기의 모습이 많이 변했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같은 뜻인데요. 실학자들이 좀 더 힘을 키웠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안재홍=  이 책의 제목을 새로 지어 준다면?
김보은= 이 보다 더 좋은 제목은 없을 것 같은데요. 굳이 새롭게 이름을 바꾼다면 간서치(看書癡)가 어떤가요! 이덕무 스스로도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란 본인 별명을 무척 좋아했는데요.
 

안재홍=  이 책에 김보은 양이 추천사를 지어 준다면?
김보은= 이덕무의 소개가 중요할 겁니다. 이덕무, 그는 서자로 태어나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어려움이 있던 인물이다. 책을 통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벗들과 진정한 우정을 나눈 이덕무. 그를 통해 진정 소중한 것과 사귐에는 어떤 태도가 필요한 지를 깨닫게 해주는 인생의 지혜서이다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안재홍=  독서를 통해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있었나요? 아니면 그냥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으신지요?
김보은= 제가 학교에서 좋아하는 과목이 역사입니다. 그렇지만 역사책은 따분하다라는 선입견 때문에 역사와 관련된 책은 읽지 않았지요. 그런데 책만 보는 바보를 접하고 난 후 부터는 역사책에 손이 가더라구요. 아무래도 독서는 계기가 중요한 것 같네요.

안재홍=  보은 양은 독서를 정말 좋아하는 학생인데 독서 이외에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있는지 있다면 이런 것을 접하는 경로가 어떤 것이 있나요.
김보은= 저도 중학생이라 제 또래 친구들처럼 연예인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예인에 대해서는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 하면서 알게 되고요. 그리고 정치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얘기하거나 자주는 아니지만 뉴스를 보면서 알게 됩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안재홍= 책읽기의 중요성은 뭔가요.
김보은= 책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여러 가지 담겨있어요.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간접 경험을 하여 풍부한 사고를 쌓을 수 있어요. 이 생각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책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안재홍=  보은양이 책읽기를 통해 생각이 바뀌거나 행동에 변화를 주었던 경험이 있나요.
김보은=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라는 책이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저는 주어진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라, 나의 태도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제가 학업 스트레스가 별로 없다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지금의 환경에 속상해 하고 불평하기 보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지요. 그래야 내가 지금 학업에 열정을 쏟을 수 있을 것 아닌가요! 그리고 때로는 얼마나 행복한가를 감사해 하고, 학업에 더 충실한 태도로 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재홍= 독서에는 단점이 있을까요.
김보은= 책 읽는 사람의 개인적이 환경이나 나이에 따라 똑같은 책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각기 다를 수 있어요.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강요만 하는 독서는 오히려 심한 스트레스가 되지요. 그래서 책을 무조건 많이 읽으라 강요하지 말고 단 한 권이라도 정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안재홍=  책이란?
김보은= 가끔 들려서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고, 또 내 이야기도 편안하게 잘 들어주는 속 깊은 친구입니다. 

정리=유정숙 서귀포시민의책읽기 위원*사진=안광희 남원북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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