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몇 년 전부터 ‘불로장생’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사신 서복을 서귀포에 파견했다는 일화를 토대로 서귀포시를 불로장생, 건강도시로 만들려는 의도에서 붙여진 브랜드다. 이를 소재로 내건 공모사업이 잇달아 국가지원 대상에 선정되면서 뷰티테라피, 감귤화장품 등의 사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불로장생 국가 지원사업이 최근들어 시들해지고 있는 모양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심 한복판에 조성한 불로장생 체험건강관은 민간에 위탁됐지만, 영업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시각 장애인들과의 영역다툼에다 국비지원 사업종료로 인한 홍보부족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감귤을 재료로 한 천연화장품 개발사업도 잠재적인 상품가치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수출실적이 없이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에는 진시황의 나라 중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쇄도하면서 지역상권에도 막대한 파급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에서 처음 개발된 감귤화장품의 효능을 직접 체험하려는 해외 바이어들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불로장생 명품도시 육성 노력이 벌써부터 주저앉는 경향을 띠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지역의 고유 향토자원을 관광문화 테마로 육성하며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서귀포시와 불로장생은 나름대로 훌륭한 지역 문화자원으로, 중국 관광객들에도 충분히 어필할 수 스토리텔링 소재다. 단체장이 바뀌거나 공모사업이 끝났다는 이유로 불로장생 사업에서 팔짱을 낄 게 아니라,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내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