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서귀포 농촌 작은학교 희망만들기<2>
폐교대상 학교에 신입·전학생 북적···교사·주민 참여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도입


최근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과 농촌지역의 고령화 추세로 농촌지역 초등학교의 학생 수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농촌지역 학교의 존립은 지역문화와 지역공동체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농촌마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전국적으로도 농촌학교들이 폐교가 되는 사례가 많고, 또한 폐교위기에서 학교를 살려낸 사례도 많다.
전국의 농촌학교 살리기 사례를 취재해 서귀포지역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이성초교의 맞춤형 프로그램인 수영교실.

▲이성초교,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
농산어촌 소규모학교들 통폐합 문제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학교살리기에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
학교 특성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학교를 살린 사례는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이성초등학교(교장 성락인)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초등학교(교장 최영식) 등이 있다.
이성초등학교는 지난 2007년 3월 전교생이 25명으로 2008년 폐교 대상학교에 포함됐었다.
지난 1946년 개교한 이 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으나 몇 년 사이 농촌인구가 감소하면서 2007년에는 전교생이 25명으로 급감해 폐교위기를 맞았다.
학생 수가 이처럼 줄어들자 당시 새로 부임한 서기봉 교장이 농촌학교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교육문화 시설이 전무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또한 기초기본 부족, 다양한 체험학습 부족, 기생활수급자조손 가정이 많은 교육수요자에게 지번을 제시할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이다.
학교를 살리는 방안으로 영어중국어 교실과 바둑교실, 수영교실, 독서교실, 바이올린, 연극 등 다양한 방과 후 학교와 학년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성초교의 바이올린 수업 모습.


또한 학교 살리기에 지역 주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한지공예교실, 노인건강교실과 학부모아카데미, 컴퓨터교실, 국악교실, 바둑교실, 전통요리교실, 주말난타교실, 문화답사교실, 별빛달빛교실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2007년 총동창회의 창립을 통해 모교를 살리겠다는 2500여명의 동문들이 굳은 의지와 결의문 낭독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원활동을 강화했다.
아울러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찾아오는 학교 만들기라는 취지로 학교장을 중심으로 지역기관, 단체, 동창회, 지역민 25명을 대상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유관기관과 연계망을 구축해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성초등학교는 2008년 폐교대상 학교에서 교과부의 도시에서 전학오고 싶어 하는 농산어촌 전원학교 사업 모델로 제시되어 2010년과 2012년에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에 참가했다.
또한 2011년 전국 방과후학교 대상 최우수상 수상과 2011년 전국 100대 학교문화 우수학교로 선정되어 도시에서 찾아오는 명문학교로 성장했다.
2007년 당시 전교생은 25명, 2009년 126명, 2012년 156명, 올해는 전교생이 144명이다.
이성초교는 지난 2009년 당시 학구제한이 없는 자율학교였지만 학생들이 몰리면서 2011년 민원이 발생해 학구제한을 두게 됐다.

이성초등학교


 
▲ 조현초교, 창의적인 교육활동 집중
용문산 자락에 위치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초등학교는 전형적인 시골학교로 교통이 불편하고 주민들의 생업활동이 제한돼 있어 6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몰리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2007년 9월 당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부임한 이중현 교장을 중심으로 교사들은 작은 학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갔다.
교사들은 기존의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변화시켜 교육 내용을 다양화했고, 학생들의 학력을 점수에 의한 양적 개념 대신 문제해결력, 창의력, 도전의식 등의 질적 개념으로 평가했다.
교육과정은 디딤돌학습(국어수학), 다지기학습(음악체육), 발전학습(전 교과), 통합학습(교과통합), 문화예술학습, 생태학습, 동아리 등 9가지로 진행하고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만남, 진로 초청 강연, 국제교류활동 등을 시행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조현초교의 토요돌봄 교실.

조현초교는 지난 2009년 9월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로 지정돼 적극적인 교사들이 몰리며 창의적인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교사들은 전교생 가정방문을 실천하고 학교 자체 통지표를 개발해 활용했다. 또한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해 학급가족 캠프 등의 행사를 열어 교육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조현초교는 2006년 전교생 98명에서 2009년 130명, 2012년 323명으로 늘었다.

# 본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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