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서귀포시장이 뚜렷한 이유 없이 바뀌게 된다. 김재봉 시장이 지난 23일 사의 표명이후 제주도가 후임 시장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김 시장의  사의표명과 도의 후임시장 공모가 마치 약속이나 하듯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 와중에 같은 행정시장인 제주시장의 사의표명은 수렴되지 않아 시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난 7년 동안 서귀포시에는 5명이 행정시장을 거쳐 갔다. 이 가운데 임기를 2년 맡은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1년 남짓 시장직을 수행했다. 인사권자인 도지사 측근이 대다수로, 시민보다는 도지사 편에 서서 가교역할을 수행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장 이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시민들이 드물 정도로 시민들의 정치 소외는 깊어가고 있다.

행정시장의 잦은 교체는 행정에도 직접 불똥이 튀게 된다. 전임 시장의 주요공약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신임시장이 새로운 시책을 들고 나오기 때문이다. 어느 시장에 맞출지 행정 혼선은 심화되고, 행정의 연속성은 심화될 것이 불 보듯 훤하다. 시정의 중장기 발전계획은커녕, 장밋빛 감도는 전시성 단기시책이 범람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 피해는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맡게 된다. 

민선 5기 도정출범 당시 내년 지방선거부터 시장 직선제 추진 등이 공약으로 제시됐으나, 현재로서는 이행여부가 불투명하다. 지금처럼 행정시장 임기가 보장되지 않은 여건에서 소신행정은 결코 기대할 수 없을 터이다. 자치권 없는 설움을 지금쯤 대다수 시민들은 톡톡히 실감하고 있으리라. 잦은 시장교체로 인한 행정 불신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당초 약속한 기초자치제 부활 등 제주형 기초자치 도입방안이 서둘러 도입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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