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추사 김정희의 발자취를 찾아
3. 추사의 예술혼 엿보다 / 경기도 과천시 추사박물관
추사박물관은 2013년 6월 3일 경기도 과천시 추사로 78(주암동) 일대에 지어졌다. 과천은 제주도만큼이나 추사 김정희 삶에서 의미가 있는 장소로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충남 예산군, 제주도 등 추사를 매개로 한 전시공간이 들어선 지역과 비교하면 과천시 추사박물관은 가장 후발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추사의 마지막을 헛되이 여기지 않겠다는 듯이, 박물관은 알찬 구성을 자랑한다.

▲ 마지막이자 가장 빛났던 4년

추사가 머무른 과천 과지초당(瓜地草堂)은 김정희의 생부 김노경이 지은 별장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도 건물이 남아있다. 1837년 김노경이 별세하자 3년 상을 치르며 이곳을 찾았다.
1852년 10월 9일 과지초당에 도착해 1856년 10월 10일 세상을 뜨기 까지, 추사가 4년 동안 머문 시간은 생을 정리하는 동시에 마지막 예술혼을 펼친 시간이다.
이 시기에 남긴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죽음을 3일 앞두고 쓴 현판 ‘판전’(板殿)이다. 과천에서 머지않은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에 걸려있다. “꾸밈이 없는 졸박한 글씨에서 김정희 말년의 청정무구한 심상을 엿볼 수 있다”, “한 점의 속된 기운이 없는 글씨” 등의 평가를 받는 글씨다.
노년의 과천생활 가운데 그린 것으로만 알려진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는 추사의 완숙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선 몇 개로 그려낸 난과 독특한 붓놀림으로 써낸 글씨는 파격적이면서 개성 넘치는 추사체의 마지막 단계임을 느끼게 해준다.
▲ 박물관 이상을 향하는 박물관
추사와 관련한 시설 중 가장 최근에야 알려진 추사박물관이지만 그 준비과정은 상당한 기간을 올라간다. 1996년 6월 ‘과천 추사 관련 유적 조사 보고서’가 발간되며 추사와의 인연을 처음 맺기 시작한 과천시는 2004년 4월 추사연구회를 창립하고 같은 해 유적복원 및 학예관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특히 추사 서거 1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및 추사글씨 귀향전 개최(2006년 11월), 대표적인 일본 추사연구가 후지츠카 치카시의 아들인 아키나오 선생을 방문해 관련 자료 일체를 기증(2006년 2~8월) 받는 등 내적인 요소를 충실히 갖추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점이 눈길을 끈다.

디지털 추사 글씨그림 그리기, 탁본체험 등 6개 상설 체험프로그램을 기초로 어린이, 저학년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일반인이 참여하는 아카데미 및 유적답사전시해설 등 15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담인력 또한 별도의 팀제로 꾸려져 박물관장, 학예연구사 2명 등 모두 6명이 추사박물관을 위해 근무하고 있다. 문화해설사도 상시 운영 중이다.
탄탄하게 축적된 자료를 근간 삼아 누구나 쉽게 추사라는 인물을 알 수 있게 노력하는 추사박물관은, 6월 3일 개관 이후 한 달 만에 약 4300명이 방문했고 지역 단체 및 학교를 중심으로 방문접수가 늘어가고 있다.
앞으로 소장 작품을 늘려가고 관련 기관과의 교류를 넓히며 추사 대표박물관으로서 입지를 굳혀나갈 예정이다.
<한형진-박소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