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서귀포시의 세 번째 시장으로 한동주 제주도 수출진흥본부장이 14일 취임한다. 지난 1년 8개월간 시정을 이끌었던 김재봉 전 시장은 전날 퇴임식을 갖고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우선 서귀포시 토박이 출신으로, 시정 발전을 위해 각별한 노고를 기울였던 전임 시장의 퇴장에 대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서귀포시 출신의 학구파형 공무원으로, 도지사의 신임이 두터운 신임 시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최근 도민 사회에는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과 기초자치부활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도정은 행정시장 직선제를 선호하는 경향인데 비해, 시민사회단체 등은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기초자치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예산과 인사권 없는 행정시장 교체를 수차례 지켜 본 시민들로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법인격 없는 행정시장을 직선으로 선출한들, 시민들의 행정수요와 공직사회의 개혁에는 한계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최근 국내외 몇몇 지자체에서 유능하고 패기 넘치는 민선 시장들이 창조적 리더십을 선보이며 시정발전을 이끄는 모습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내년도 지방선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신임 시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임 시장이 미처 매듭하지 못한 감귤세계엑스포나 대학 유치, 시청사 통합 등에 대해 어떤 행보로 나설지도 주목되고 있다. 명품 교육도시 육성, 인구유입, 혁신도시의 성공추진 등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주민갈등 해소 역시 신임 시장이 적극 챙겨할 할 사안이다.

우리는 행정시장의 숱한 교체로 인해 행정에 공백이 생기거나, 공직기강이 해이되는 사례를 자주 지켜봐 왔다. 시장 임기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탓에 중장기 계획은 내팽개치고, 눈앞의 성과에 급급한 전시행정이 범람하기 일쑤였다.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취임하는 신임 시장은 이러한 사정들을 헤아려, 시민들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지막 행정시장이라는 자세로 그간 공직과 학계에서 닦아온 경륜과 학식들을 소신있게 펼쳐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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