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서귀포시니어클럽 시장형 사업
중문 천제연 카페 등, 어르신들에 고소득 창출
노인일자리 사업 전담기관인 서귀포시니어클럽(관장 박재천)이 운영하는 시장형 사업이 노인들에 높은 소득을 안기며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안덕 대평과 성산일출봉, 중문 천제연 등 제주올레코스 주변에 들어선 식당과 카페에선 지역 어르신들이 직접 가게를 운영하며 고객들을 정성껏 맞이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60 넘은 나이에 처음 장만한 자기만의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높은 소득도 얻으면서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

▲ 중문 천제연의 명소, 카페와 식당
중문 천제연폭포 입구에는 ‘놀멍쉬멍 머~그멍’과 ‘놀멍쉬멍 카페테리아’란 간판이 내걸려,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이한 것은 현대적 목조건물로 지어진 이들 식당과 카페에선 60세를 넘은 어르신들이 모두 주인과 종업원이란 점.
현재 식당과 카페에선 각각 6명과 7명의 중문 출신 어르신들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중문마을회가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 취지에 공감해 가게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이들 식당과 카페는 지난해 8월에 나란히 문을 열어, 어느덧 개업 1년째를 맞고 있다. ‘놀멍쉬멍 머~그멍’ 식당에서는 최근 중국인과 올레꾼 등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아들면서 고객을 맞기 위해 어르신들이 바빠졌다. 대부분 가게를 꾸려 본 경험이 없는 어르신들은 사업 초기엔 대표 메뉴 개발을 놓고도 혼선이 뒤따랐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토속음식을 제공하고자 수차례 머리를 맞댄 결과, 최근에는 토속재료로 만든 정식(1인분 6000원)이 인기 메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르신들의 손맛이 듬뿍 들어간 고기국수(5000원)과 멸치국수(4000원)도 고객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절음식으로 여름철에는 열무국수, 겨울철에는 제주전통의 몸국도 선보이고 있다.

도내 유명관광지 천제연폭포 관문에 위치한 이곳 식당은 제주 토속음식을 소재로 음식 맛이 뛰어난 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관광객들 사이에 서서히 입소문이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일 문화교류 일환으로 100여명의 일본 노인들이 4차례에 걸쳐 올레길을 걸은 뒤 이곳에서 제주전통의 빙떡 만들기 체험도 가졌다.
▲ 안덕 대평, 성산일출봉에도 개점
식당 옆에 들어선 카페에서도 어르신들이 커피와 과일주스, 전통차 등 음료와 아이스크림, 제주초콜릿, 올레꿀빵, 제주삼다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음식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야외에도 테이블이 갖춰져 쉼터 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에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가게를 운영하는 어르신들은 서툰 영어와 몸짓을 번갈아가며 고객들의 주문을 받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곤 한다.
일부 관광객들은 한 번 먹어 본 초콜릿이나 꿀빵 등을 선물용으로 다량 구입하면서 매출 증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서귀포시니어클럽은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장형 사업으로 ‘놀멍쉬멍’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2010년 4월 제주올레 8코스인 안덕 대평포구에 1호점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올레 1코스인 성산일출봉 인근에 2호점을 잇달아 개설했다. 중문 천제연의 카페는 3호점에 해당되며, ‘놀멍쉬멍 머~그멍’ 식당은 이곳이 유일하다.

앞서 2009년에는 두레사업 일환으로 어르신들이 천연염색과 각종 소품, 단체복 등을 제작하거나, 의류를 수선‧ 리폼하는 작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제품은 서귀포등기소 맞은편에 개설한 ‘아름다운 세상’에 유통 시판되고 있으나, 아직 매출규모는 저조한 편이다.
이외에도 서귀포시니어클럽은 말끄미 사업(청소)을 포함해 시장형 사업으로 7개 사업을 꾸리면서, 54명 어르신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매출과 급여 높아, 어르신들에 인기
그렇다면 서귀포시니어클럽이 올레코스와 연계해 운영 중인 ‘놀멍쉬멍’ 시장형 사업 가운데 가장 매출실적이 높은 것은 어느 것일까. 앞서 소개한 중문천제연의 3호점 카페와 식당이 전체 4개소 가운데 단연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 안덕 대평포구 옆에 들어선 카페 1호. | ||
3호점 카페인 경우 올들어 7월말 현재 연매출은 6228만 여원으로, 1인당 월평균 급여는 58만7000원에 달한다. 식당의 경우는 연매출 2133만 여원에 1인당 월평균 급여는 41만8000원이다. 안덕 대평 1호점과 성산일출봉 2호점은 월평균 급여가 30만원 안팎인 것과 비교해 월급봉투가 두둑한 편. 매출실적에 비례해 어르신들의 인건비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아이 건강지킴이나 청소년보호, 시니어 길동무 등 여타 사회공헌형 사업의 경우 월평균 급여가 20만원인데 비해 매우 높은 소득을 얻고 있는 셈이다.

카페와 식당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늦깎이에도 자기만의 소중한 일터를 가진데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일회성 어르신 일자리사업에 비해 안정적 일터에서 열심히 일한 만큼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만족 요인이다. 일부 어르신들은 카페와 식당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자기만의 가게를 꾸리려 준비하고 있다.
서귀포 시니어클럽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으로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전국 96개 시니어클럽 기관을 평가한 결과, 최우수 등급을 수상했다. 여기에는 올레길과 연계한 시장형 일자리사업의 매출액 상승, 1인당 급여수준, 참여 노인 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한 요인이다.

박재천 서귀포시니어클럽 관장은 “서귀포시가 관광 명소인 점을 감안해 앞으로도 어르신들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고소득 창출을 위해 시장형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빙떡 만들기 체험과 같은 체험행사도 많이 개최할 방침이다. 더불어 사는 지역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도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카페와 식당 등을 자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