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울산시 전기설비 전문업 (주)청구산업기계
중문 출신 김길춘 대표, 근면과 패기로 탄탄한 기업 일궈

울산시에 소재한 (주)청구산업기계는 서귀포시 중문 출신 김길춘 대표(67)가 설립한 전기설비 분야의 전문기업이다. 현재 공업도시 울산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 공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며 환경오염과 대기오염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낯선 타지로 뛰어 든 김 대표는 40여년에 걸쳐 제주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회사를 탄탄하게 일구면서 고향의 젊은이들에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 24세에 울산 건너가 쇠붙이 인생 시작   

김길춘 대표는 중문관광단지가 들어서기 훨씬 이전, 수려한 성천포구의 옛 모습이 살아 있는 중문동에서 꿈 많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문초‧ 중문중을 거쳐 제주상고를 졸업했으나, 당시 고향에는 마땅한 직장이 없어 전분생산 공장에서 일했다.

서귀포시 중문 출신의 (주)청구산업기계 김길춘 대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삼촌의 소개로 24세 때 울산에 건너 와 철강회사에 취직하며 40여년 타향살이를 시작했다. 당시 울산에는 제주출신 정착인사가 극소수였다. 그는 울산 토박이들에 차별과 소외를 당하면서도 패기와 열정으로 성실히 직장생활을 이어나갔다.

특히 그는 철강과 제련 분야 회사에 오랜 기간 몸담으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갔다. 한때 30대 시절에 직장을 박차고 서울에서 LED 광고업계에 손을 댔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실패를 맛봐야 했다.

그때 생각한 것이 ‘나의 천직은 역시 쇠붙이 공장에서 일하는 것’. 이후 생각을 고쳐잡고 제련회사에 다시 근무하다, 우연한 기회에 스웨덴과 핀란드 장기 해외연수 기회를 잡게 됐다.

그는 선진국에서 전기시설의 매연과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전기집진 분야의 신기술을 접한 뒤, 국내에서 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를 거듭했다. 마침내 국내에서도 신기술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감을 갖게 되자 과감히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1992년에 ‘청구기계’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그의 나이 46세 때였다.

 

▼ 신뢰와 기술력 내세워 실패-좌절 극복

그는 인력도 자본도 없이 오로지 기술력 하나만 믿고 회사를 설립했지만, 사업초기에는 숱한 난관에 부딪혀야 했다. 식구들이 신문배달도 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일감이 없어 ‘태화강 피라미’라 불릴 정도로 강태공처럼 낚시만 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워낙 도전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그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한 번도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다양한 인맥구축으로 다져진 신뢰와 최고의 기술력을 내세워 사업을 꾸준히 키워나갔다. 

울산시 울주군에 있는 청구산업기계 본사 건물.

그가 첫발을 들여놓을 당시 인구 25만이던 울산시는 현재 인구 120만의 고대 공업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신기술 수요는 점차 늘어갔다. 특히 한국열병합협회와 태화강 화력발전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발판이 마련됐다.

현재는 태안 화력발전소, 현대중공업, 고려아연, 에스오일 등 전국의 굵직굵직 한 대기업과 거래 계약을 맺고 있다. 울산 공단을 주축으로 전국 공단과 화학단지 등을 순회하면서 전기집진 분야의 환경오염과 대기오염을 해소하고 있다.

또한 전문기술 요원 등 10여 명의 정예인력을 갖추고, 기계설비의 고장원인과 대책을 제시하며 차원 높은 정비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현장에서 오염방지 시설을 설비하고, 산업기계류 부품 공급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사업이 점차 확장되면서 2002년에 현재의 ‘청구산업기계’(주)로 법인을 변경했다. 2004년에는 전기집진기 정비적격업체 인증서 획득으로 동종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 울산도민회장 출신, 각별한 애향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산업환경 오염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맞고 있다. 그의 회사는 그간의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설비기술 개발과 최적의 정비보수를 위해 꾸준한 기술연마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에 사세 활동을 통해 직원들에게 직장에 대한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좌우명은 ‘조건 없이 살자’와 ‘공생공조하자’. 말 그대로 조건 없이 남을 도와주고 베푼다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진리를 오랜 기업 활동에서 터득한 까닭에서다.

또한 항상 직원들과 하나 되어 움직이고 이익이 창출되면 다 같이 고생들과 나누는 공생공조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항상 안 될 것은 없다는 자세로 남과 함께 살아가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들려준다. 

청구산업긱계 본사에서 김길춘 대표.

그는 2009년에 울산제주도민회장을 맡을 정도로 고향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세계 최고의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에서 태어난 것을 최고의 복이라 여기고 있어, 고향 제주도를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다음 복은 한국의 경제수도로 발돋움하는 울산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는 울산도민회장 재임 시 4만여 회원들과 함께 제주의 7대 세계자연 경관 선정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점을 보람으로 꼽는다. 전 회원 각자가 인맥을 총동원하며 울산 시민들을 서명운동에 끌어들이며, 제주를 울산에 널리 알리고 울산도민회가 더욱 결속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고향 제주와 울산시 발전을 위해 가교역할을 맡아 온 그는 은퇴 후 아름다운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최근 고향방문 발길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주소: 청구산업기계(주),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상남리 919.

전화: (052)265-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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