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개관 앞두고 운영기관 사실상 미확정 상태
공사연장 16억 낭비 도정, 이제라도 책임있게 매듭

공사기간 6년째를 바라보고 있는 서귀포종합문예회관(서귀포문예회관사진)이 내년 3월 개관을 앞두고 제주도, 서귀포시 가운데 누가 운영할 것인지 쉽게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민선 5기 동안 장기간 방치, 규모 축소 등의 설움을 당했던 문예회관이기에 제주도가 이제라도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책임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014년 2월 공사 준공을 앞두고 현재 공정률 78.3%를 보이고 있는 서귀포문예회관. 제주도는 서귀포시가 운영까지 맡아야 한다는 자체 결정을 내리고 서귀포시에 개관준비단을 조직하라는 공문까지 시행하며 떠밀고 있다. 이에 10월 31일자로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정원은 행정직 6급 1명, 음향-영상 등 별정직 3명 등을 포함한 4명이 증원됐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지금까지 제주도가 맡아서 사업 계획, 공사 과정을 전부 담당해왔는데 이제 와서 운영하라고 맡기면 어려움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원 조정이 이뤄졌음에도 1달 가까이 개관준비단 인원 채용에 나서지 않는 모습은 사실상 제주도의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다 못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용범)가 11월 5일 토론회를 열고 관계 공무원, 전문가를 초청해 당부와 대책을 내놓았지만 양 기관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걱정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문예회관은 민선 5기 들어 사업에 난항을 겪어왔다. 2009년 7월 2일 설계용역이 끝나고 같은 해 12월 공사가 시작됐지만 삼매봉공원 조성계획 변경, 부지매입,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매년 준공 시기가 연기됐다.

특히 공연장, 전시실이 별도 건물로 지어질 계획이었으나, 예산 문제를 이유로 하나의 건물에 두 공간을 모으면서 규모까지 대폭 줄어들었다. 8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190석의 소공연장, 약 200㎡의 대전시관, 80㎡의 소전시관으로 쪼개졌다. 이는 중대형 공연전시를 지역에 유치하기 원했던 서귀포시민, 문화예술인들의 실망을 불러 일으켰다.

더욱이 이 같은 민선 5기의 무관심은 결국 예산낭비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제주도가 내년도 서귀포문예회관 사업 목적으로 도의회에 제출한 예산 가운데 준공지연에 따른 추가 건립비용은 무려 16억원에 달한다.

초기 설계보다 상당기간 시간이 지나면서 자재 변경, 전기용량 증설이 필요하고 물가 인상분에 추가 공사비까지 투입돼야 할 뿐 아니라, 본 건물 주변에 침수가 예상된다는 지적으로 추가 토목공사까지 필요해 16억이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다. 우근민 도정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준공을 미루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이다.

제주도는 뒤늦게나마 서귀포시 예술인들이 사용할 공간을 문예회관 인근에 짓겠다며 총 예산 19억 5000만원을 계획하고 내년 예산에 설계비 50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개관 전 운영단계부터 삐그덕 거리는 모습이 지속된다면 지금껏 도정이 보여 왔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추가 사업의 온전한 진행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때문에 제주도가 제주도-서귀포시 양 기관과 시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운영주체 결과를 조속히 도출해 내년 개관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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