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올 한 해는 대선이나 지방선거, 대규모 국제행사 등이 없으면서도 서귀포 시민들은 예년 이상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본사가 선정한 10대 뉴스만 보더라도, 1년 사이에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음을 실감나게 한다. 행정에서 경제, 사회, 문화예술 등 사회 전반에 굵직한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급변하는 사회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행정면에서는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이 훨씬 부각된 편이었다. 무엇보다 1년 동안 무려 3명의 시장 취임식이 거행될 정도로 취약한 행정기반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시민들의 염원인 기초자치제 부활은 변죽만 울린 채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은 정치 공방 속에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도지사와 내면 거래설 발언으로 현직 시장이 도중하차한 사례는 시민들에 엄청난 충격을 던지면서 지방정치의 후진성 극복이란 과제를 모두에게 남겼다.

 사회면에서도 변화의 소용돌이가 밀어닥쳤다. 서귀포의료원의 후임 원장 인선을 놓고 노사 간 정면충돌이 발생하면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새삼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여름 들어서는 지긋지긋한 가뭄 재앙에 이어 소나무 재선충이 덮치면서 제주 사회 전반이 기후변화의 한복판에서 재난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그 와중에도 현대사의 참극인 남영호 사건 추모행사가 43년 만에 민관 합동으로 열리면서 유족들의 한을 다소나마 위안해 줬다.

 지역경제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벌어졌다. 서귀포항에 13년 만에 여객선 취항의 꿈은 산산조각 무너져 시민들에 상심만 더욱 깊게 만들었다. 두 군데로 나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에 불편을 끼쳐 온 시외버스 터미널이 7년 만에 하나로 통합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무엇보다 올 한 해는 중국 자본과 중국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가 요동을 쳤다. 부동산 매입 위주의 중국 자본의 유입현상은 여전히 시민들의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적 거장 변시지 화백이 타계한 것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커다란 손실이었다. 휴양예술 특구 지정, 공공미술 프로젝트 유토피아로 조성 등을 새로운 문화예술 인프라로 육성하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13년은 서귀포 시민들에 엄청난 시련과 혼란을 던진 한편으로 지역경제 침체가 긴 터널을 벗어나리란 희망도 안겨줬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지난 1년간의 좌절과 혼선을 딛고 일어서 새해 갑오년 새해에는 서귀포 사회에 밝고 희망찬 소식들로 넘쳐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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