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는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겨울철 전지훈련단 유치에 본격 나선 이후 전국 최고의 전지훈련 메카 위상을 구가하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이국적 분위기, 잘 갖춰진 스포츠인프라, 교통편리, 행정 지원 등은 서귀포만이 내세울 수 있는 매력 요인이다. 전지훈련단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창출효과가 부각되면서 최근 타 지역에서도 경기장 신설, 전담부서 구성 등을 선두주자 서귀포시를 바짝 뒤쫓아 오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시가 지난 10여 년간 독보적 지위를 누렸던 전지훈련 산업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서귀포시를 찾는 훈련선수들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경기장과 훈련시설 등이 한계에 도달한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매년 선수단 참가규모와 지역경제 소득총액이 매년 10~20% 상승했지만, 2009년 이후에는 계속 제자리수준을 맴돌고 있다. 과거 민선시대엔  전지훈련 유치가 시정의 핵심 사업이었으나,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상대적으로 뒷전에 밀린 것도 한 요인이다.
 
 서귀포시를 찾는 선수단은 꾸준한데 비해 경기장 시설은 한정되다 보니, 2년 전부터 울며 겨자 먹기로 ‘총량제’를 도입하고 있다. 축구, 야구, 수영 등 인기종목에 대해 최대 수용인원을 설정한 뒤 그 인원을 넘으면 겨울철 아닌 다른 시기로 훈련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 선수단들은 마치 서귀포에서 훈련을 하는 게 특권인양 비쳐지면서, 담당부서에 매년 훈련에 초청해 달라는 부탁마저 이어지고 있다 한다.

 물론 서귀포시가 전지훈련 선수단들에 최고의 훈련장소로 인기가 높은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타 지역에서는 선수단 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판국에, 서귀포시만은 오는 선수를 되돌려 보내는 것은 분명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최근 시내 곳곳에는 관광객 증가로 인해 호텔 등 숙박시설이 크게 늘고 있는 상태여서 선수단 수용여건을 더욱 향상되고 있다.

 최근 한· 중 FTA 협상 진행으로 서귀포의 생명산업이 감귤산업이 생사의 고비를 맞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감귤의 대체산업으로 전지훈련 산업의 비중과 역할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전지훈련 산업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막대한 편이어서 겨울철 관광비수기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이러한 여건들을 감안해 침체된 전지훈련 산업을 재건할 수 있도록 경기장 시설과 편의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서귀포시에 오고 싶은 선수단을 타 지역으로 돌려보내는 사례는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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