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책읽는 서귀포, 칠십리 책방>네번째 책 ‘초정리 편지’

이 책은 동화 작가 배유안의 장편동화로 소년 '장운'이 고난 속에서도 석수장이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세종 대왕의 일화에서 건져 낸 역사적 상상력으로 하층민의 삶으로 파고들어 한글 창제의 참된 뜻을 일과 생활 속에 새겨 넣었다. 그림 작가 홍선주의 개성이 넘치는 그림을 함께 담아 읽는 재미를 북돋는다.

안: 자신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 저는 서귀포초등학교 5학년 박성민입니다. 별명은 여러 개 있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백두산입니다.

안: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박: 초정리 편지요(웃음)

안: 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박: 12살 장운이가 토끼를 잡으려고 쫒아가다가 한 노인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석수장이가 되는 것이 꿈인 장운은 그 노인에게서 글자를 배우게 되지요. 그 노인분이 바로 세종대왕이시죠. 정말 이 책은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매일 쓰는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안: 제목이 초정리 편지인데 어떤 뜻인가요.
박: 초정리에 대해서는 제가 아빠와 찾아봤어요.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인 초정리는 충청북도 청원군 내수읍에 있는 마을입니다. 기록에 보면 세종대왕께서 행궁을 짓고 123일간 요양을 하면서 한글창제 마무리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원래 세종대왕께서 안질과 욕창 등으로 고생을 하자 대신들이 초정약수를 추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종대왕께서 1444년 2월 초정에 행궁을 짓게하고 같은해 3월과 9월 세자(문종), 안평대군 등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당시 한양에서부터 초정리까지의 거리는 280리였고, 5일에 걸쳐 이동한 것으로 되어있네요.

안: 그렇다면 그 기록을 근거로 작가가 상상력을 더해 소설을 쓴 책이 ‘초정리 편지’이군요.
박: 네. 작가는 글을 쓰기 위해서 많은 책을 찾아보고, 또 상상력이 풍부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지요. 또 하나 제가 알게된 것은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칠새'에서 '샘'이 바로 '초정리의 약수'라는 겁니다.

안: 주인공 장운과 세종대왕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되나요.
박: 12살 장운이가 토끼를 쫒아가다 토끼 눈 할아버지를 만났지요. 눈에 병이 나서 빨갛게 된 눈을 토끼 눈이라고 적었는데 이 분이 바로 세종대왕입니다. 눈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초정리에 와서 계셨던 거죠.

안: 책에서 나랏님은 근심이 있었지요. 무엇인가요.
박: 한글을 만들어서 백성들이 잘 사용하게 하고 싶은데 반대하는 신하들도 있었기에 걱정이 많았지요.

안: 성민이의 근심이 있나요.
박: 별로 없어요. 가끔 부모님께 혼나면 속이 상하고 그럴 때 마음속으로만 가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요. 물론 그 때 뿐이지요.

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어디인가요.
박: 토끼눈 할아버지가 세종대왕임을 알았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지요. 그리고 누이가 덕이가 종살이를 갔는데 수발을 들던 할머니의 유언대로 누이 덕이를 집으로 돌아가라고 유언을 남기셨을때가 감동적이었어요.

안: 사람이 죽을 때 남기는 말을 유언이라고 하죠. 세종대왕께서는 한글이라는 유산을 남기셨는데 성민이는 나중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요.
박: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뭔가 좋은 일을 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저도 역시 좋은 일을 해서 이름을 남기고 싶네요.

안: 세종대왕하면 무엇보다 한글창제가 생각납니다. 물론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지요. 한글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해 본 적은 있나요.
박: 국어시간에 이야기를 읽는데 아직도 어려운 한자를 사용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지요(웃음) 사람은 평생 살면서 어떤 일을 하는데 그 일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안: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건가요.
박: 신하들과 양반들은 한자를 배웠기에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고 싶은 거죠. 한마디로 자기들만 글자를 알고 백성들은 글자를 몰라도 된다는 겁니다. 그래야 구별이 생긴다는 거죠. 글자를 알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만이 아니라 배움의 즐거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안: 학교 다니면서 어려움이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박: 공부나 친구 문제로 속상할 때가 있어요. 엄마, 아빠도 잔소리도 하면 듣기는 싫지요. 그럼 게임을 하면서 풀기도 하는데 게임한다고 또 잔소리가 날라오죠. 힘들죠(웃음)

안: 책을 읽다보면 역사적인 사실을 기초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책들이 있는데 좀 혼란스럽지는 않나요.
박: 가끔 혼란스럽지요. 그런데 이 책은 혼란스럽지는 않아요. 작가의 상상력과 실제 이야기가 구분이 되죠. 세세한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부분이죠.

안: 최근 한류라고 해서 우리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데 그 기본이 한국어와 한글이라 생각됩니다. 평소 우리말과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나요.
박: 별로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지요.

안: 지금의 우리가 있기 위해서 역사와 전통을 아는 것이 중요하죠. 저는 제주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아이들은 제주어를 잘 사용하는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주어가 보전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박: 제주어로 된 재미있는 책을 읽도록 하면 어떨까요. 선생님도 수업시간에 제주어로 수업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저는 제주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물론 친구들도 그렇지요(웃음)

안: 유네스코에서 주는 세종대왕 상(King Sejong Prize)이 있는데 알고 있나요.
박: 문맹이란 말이 있잖아요.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데 세종대왕 상은 문맹이 많은 지역에 글을 가르치는데 큰 공헌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입니다.

안: 흔한 질문인데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박: 어른이 돼서 우선 돈도 많이 벌고 싶어요.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 벌고 싶어요. 그래서 장래 희망은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안: 좋아하는 취미는 무엇인가요.
박: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없어요. 배우고 싶은 것은 외국어입니다. 특히 중국어 잘하고 싶습니다.

안: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인가요.
박: 국어를 좋아합니다.

안: 나에게 책이란?
박: 재밌는 이야기 거리이다. 그래서 재밌고, 그래서 더 읽고 싶다.

안: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은
박: 서귀포 학생문화원 도서관입니다. 일주일에 2~3회 이용합니다. 지금은 학교 도서관이 공사중이어서 주로 학생문화원 도서관을 이용하죠.

<정리·사진 유정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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