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제주도민들의 관심을 모은 새로운 도지사에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가 당선됐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원희룡 후보는 줄곧 여론의 우세를 등에 업고 무난히 당선의 영예를 차지했다. 상대 신구범 후보는 제주의 미래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공약들을 대거 제시했지만, 화려한 정치경력과 젊음을 내세운 원희룡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희룡 당선자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데에는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도민들은 민선 도정 출범이후 지난 20년 간 보여준 도정의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 등 낡은 관행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로부터 소외와 피해의식에 젖어든 도민들로서는 탄탄한 중앙인맥을 거느린 집권여당의 힘 있는 도지사에게 제주발전의 새로운 청사진이 그려지길 기대하고 있다.

 원 당선자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돈을 안 쓰고 상대를 비방 않는 선거혁명을 나름대로 실천함으로써 제주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3개월여에  걸쳐 제주지역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며 낮은 자세로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수렴했다. 그럼에도 원 당선자는 그동안 제주발전을 위해 뒷짐 진 데다, 제주의 현안에 대해 뚜렷한 원칙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정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했지만, 강정주민들의 기대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어쨌거나 중앙정계에서 역량을 발휘해 온 50대 초반 비공무원 출신이 민선 6기 도정을 이끌게 되면서 제주사회에는 변화의 전기를 맞게 됐다. 최근 제주사회에는 중국자본과 카지노산업 유치, 환경보전과 개발, 신공항 건설 등 산적한 현안을 거느리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에도 지역균형발전, 1차 산업 보호, 행정시 권한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예술 육성 등 현안이 수두룩하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에서 보듯, 서귀포 출신이 처음 민선 도지사에 선출된 점에서 시민들의 원 당선자에 대한 기대도 매우 높다.

 원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도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려, 도민들과 소통하며 제주사회를 새롭게 바꿔나가는데 앞장서길 당부한다. 진정한 도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 후보의 정책공약도 적극 수용하면서 여·야당 할 것 없이 각계각층 인사를 도정발전의 동반자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거혁명에 이어 공직사회에도 새로운 혁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특별자치도 제주를 진정 특별한 섬으로 만드는데 적극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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